교육부, 충북 음성서 자유학년제 참관수업·간담회 개최
(음성=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수업에 변화가 있지만 이런 변화가 계속 힘을 받으려면 평가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충북 음성의 삼성중학교는 학생 참여형 수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수업과 시험방식을 모두 바꿨다.
4일 찾은 삼성중 1학년 1반에서는 학생 15명이 '우리마을 행복공간 조성'을 주제로 한 사회·기술·가정 연계수업을 하고 있었다.
우리 마을을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고민해보고 왜 이런 공간이 필요한지,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런 점을 알릴지 토론하는 방식이다.
4명으로 이루어진 한 모둠은 지역에 다문화센터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다올찬 다문화센터'라고 이름을 짓기로 했다.
음성지역 특산물 가운데 하나인 '다올찬 수박'에서 따온 이름인데 '속이 꽉 찼다'는 뜻이라고 학생들은 설명했다.
서민지 학생은 "학생들과 외국인이 휴식을 취하거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외국 문화나 한국 문화를 체험할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다문화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하는 것부터 지역 신문에 기사를 내는 것까지 다양한 의견을 내놨는데, 결국 센터가 들어설 음성군 삼성면 대정리 이장을 만나 센터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페이스북·트위터로 홍보하는 방법을 택했다.
올해부터 전국의 모든 중학교(3천210곳)에서는 학기 중에 학생 참여형 수업과 진로·적성을 찾기 위한 체험활동을 하는 '자유학기제'를 시행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46.8%)인 1천503개 학교는 1학년 두 학기 동안 자유학기제를 하는 '자유학년제'를 도입했다.
혁신학교인 삼성중 역시 올해 자유학년제를 시작하면서 교사가 지식을 단순 전달하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참여하는 수업을 늘려가고 있다.
수업뿐 아니라 평가방식도 바꿨다.
그간 객관식 시험을 서술·논술형으로 바꾸는 시도를 했고, 어떻게 하면 평가의 공정성을 높일지 등을 고민했다.
결국, 지난해 2학기부터는 음악·미술·체육을 제외한 2∼3학년의 모든 시험을 서술·논술형으로 바꿨다.
자유학년 업무를 담당하는 김은선 삼성중 행복교육운영부장은 "수업이 이벤트로 끝나는 이유는 평가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평가를 바꾸니) OMR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며 "항상 100점이던 아이가 논술한 답을 보고 그동안 이해를 잘 못 했다는 걸 알게 됐고, 매번 낮은 점수를 받던 아이도 나름의 논리성을 잘 갖추고 있다는 점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 학교를 졸업하고 학부모가 된 황규영 충북행복씨앗학교 학부모네트워크 대표는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수업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고민하는 수업이 창의적 수업"이라며 "이런 훈련이 계속 이어져야 미래에 우리가 원하는 아이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을 참관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미래에는 창의적인 사고와 협력하고 공감할 줄 아는 인재가 필요하다"며 "자유학년을 중심으로 중학교 수업이 바뀌도록 교육청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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