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 논란' 홍준표, 열흘 만에 당사서 회의 주재…"컨트롤 타워 강화"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4일 오전 유세 현장 대신 여의도 당사를 찾았다.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서다.
홍 대표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부터는 유세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홍 대표가 여의도 당사에서 공개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달 24일 중앙선대위·시도당원장 연석회의 이후 열흘 만이다.
앞으로 중앙당은 중앙정치 이슈를 다루고, 선거 현장에서는 유세와 함께 지역맞춤형 공약으로 표심을 자극하겠다는 '투트랙 선거전략'을 택할 계획이다.
홍 대표가 지방선거 유세 일정을 접은 것은 광역자치단체장 일부 후보들이 지원을 거부하는 등 '홍준표 패싱'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당 대표가 주요 선거에서 유세에 자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 일로, 홍 대표가 자신에 대한 '비토론'에 발이 묶인 거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당은 그러나 홍 대표가 연일 지방 유세를 다니다 보니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있어 유세 일정을 줄이고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를 총괄 지휘하기로 한 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당은 앞으로 공개회의를 자주 열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때리기'로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 홍 대표는 기존의 종일 유세를 하지 않을 뿐 주요 거점지역 유세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이날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정조준했다. '민생경제'가 현 여권의 최대 약점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장 한국당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며 청와대가 제시한 통계자료를 문제 삼았다.
경제파탄특위 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피해를 본 사람을 제외하고 이득을 본 사람만 따져서 통계를 제시했다"며 "아전인수격의 자료다"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모집단을 편의적으로 취했다. 최근 여론조사 왜곡과 어찌 그리 닮았나"라며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저녁이 있는 삶은커녕, 저녁에 투잡을 뛰도록 하는 고단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태옥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근로하지 않는 자영업자, 무직, 실직자 가구는 빼고 통계를 잡았다"며 "최저임금이 올랐으니 해고되지 않은 근로자의 소득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통계조작"이라며 "청와대 경제팀은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연일 날 선 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한국당의 고민은 여전하다.
한국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6·12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이슈가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서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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