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동군, 中 창춘서도 극비 세균전 부대 운영했다"

입력 2018-06-04 16:37  

"일본 관동군, 中 창춘서도 극비 세균전 부대 운영했다"
中 관영매체, '513부대' 옛 부대원 생존자 첫 증언 보도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일제 시기 만주지역에서 일본 관동군이 세균전 수행을 위해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지역에 '513부대'를 운영했다는 전직 소속 부대원의 증언이 나왔다고 중국 관영 언론이 4일 보도했다.
통합 관영매체인 '중국의소리'(中國之聲)는 '일중(日中) 구술역사 문화연구회'(구술역사연구회)가 최근 창춘 위만황궁박물관과 공동개최한 한 학술발표회에서 이런 사실이 처음 공개됐다고 전했다.
이는 일본군이 중국 만주지역에서 731부대 외에 또 다른 세균전 부대를 운영한 사실이 처음 공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의소리'는 "항일전쟁 시기 일본 침략군이 중국에서 여러차례 세균전을 벌여 중국 인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며 "악명높은 731부대를 비롯한 세균전 부대 명단에 최근 '중국 침략 일본군 세균전 연구 비밀부대' 513부대가 추가됐다"고 전했다. 관동군 731부대의 경우 전쟁포로와 항일운동가들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자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1천549명이 희생됐다.
최근까지도 존재 사실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513부대는 구술역사연구회가 관동군 출신으로 현재 일본 오이타(大分)현 벳푸(別府)시에 거주하는 히사키 기이치(久木義一·93)씨를 상대로 한 인터뷰에서 드러났다.
히사키 씨는 구술역사연구회의 리쑤전(李素楨) 상무부회장과 한 인터뷰에서 "창춘이 (일제 괴뢰국 만주국 수도인) 신징(新京)으로 불리던 시절 그곳에서 세균연구를 했으며 부대 명칭은 513부대였다"고 공개했다.
리 부회장은 "구술역사연구회 출범 이후 10여년간 일본군 침략증언 구술연구에 힘썼으나 '513부대'는 처음 들었다"며 "인터넷 검색에도 정보가 없어 잘못 기억하는 게 아니냐고 히사키 씨에게 물었더니 진지하고 분명하게 '내가 바로 513부대원이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히사키 씨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513부대 2기생으로 주로 동물세균을 연구했으며 부대는 멍자툰(孟家屯)에 위치했다"면서 "한 반에 35명의 수의사가 있었고 관동군 100부대의 연구실에서 동물세균 실험 및 연구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731부대와 마찬가지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이 이뤄졌는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리 부회장은 "히사키 씨의 증언을 토대로 일본기록보관소, 일본 방위청 관련 자료를 확인해 증언과 일치하는 점을 확인했고 당시 책임자와 기수별 인원까지 있는지 상세한 기록을 발견했다"며 생존한 513부대원을 조사해 구술증언을 남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증언을 이끌어낸 일중 구술역사 문화연구회는 2007년에 출범한 민간단체로 일본 각지를 돌며 문자와 영상으로 일제시대 일본군들의 침략 증언을 기록하고 조사·연구해 왔다. 이 단체는 일본 내 저명한 반전인사들과 공동으로 일제침략전쟁 진상 규명 역할도 맡고 있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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