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권영진·임대윤 오차범위 내 접전…곳곳 무소속·민주 강세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역대 선거에서 보수 세력의 '심장부' 역할을 해온 대구·경북(TK)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라던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요동치고 있다.
선거전이 본격화될수록 심상치 않은 기류가 확산하는 모양새이다.
한국당 후보와 당 지지율 약세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매일신문과 TBC가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구시장 후보 지지율은 한국당 권영진 후보 34.4%,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후보 29.6%, 바른미래당 김형기 후보 5.6% 순이었다.
민주당 임 후보가 현역 시장인 한국당 권 후보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32.8%), 한국당(26.9%), 바른미래당(8.7%) 순이었다.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 포인트)
이번 조사는 대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1천 4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31일과 6월 1일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일대일 전화면접조사(CATI)로 진행됐다. 전화면접은 유선전화 23%, 무선전화 77% 비율로 시행됐다.
앞서 이들 회사가 지난 3월 17∼18일 같은 기관에 의뢰해 대구 성인남녀 1천 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한국당이 33.5%, 민주당 26.4%, 바른미래당 10.4% 순이었다.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 포인트)
지역 한국당 기초단체장 후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남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와 공동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대구 북구청장 후보지지도를 묻는 말에 현역 단체장이면서 한국당 공천을 받은 배광식 후보가 39.4%를 획득, 38.0%를 얻은 민주당 이헌태 후보와 박빙 양상을 보였다.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
이 조사는 북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28일 무선전화 50%와 유선전화 50%로 나눠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단순 수치상 배 후보가 앞서지만,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태다.
다른 언론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대구·경북 곳곳에서 무소속 또는 민주당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한국당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국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이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대책' 마련이 어려워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수의 아이콘 역할을 해온 홍준표 대표까지 지역 방문 일정을 급히 취소했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5일 오후 6시 대구 중구 반월당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대규모 합동 유세를 전면 취소했다고 4일 밝혔다.
행사에는 홍 대표는 물론이고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와 지역 8개 구·군 기초단체장 후보, 지역 국회의원, 당원, 지지자 등 5천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홍 대표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광역 후보들이 이번 선거를 지역 인물 대결로 몰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의견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들어 그분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면서 전국적으로 지원 유세 중단을 선언했지만, 대구 행사만은 4일 오전까지도 취소하지 않았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홍 대표의 거침없는 강경 발언은 보수 심장부에서조차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팽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과거 선거에서는 당의 얼굴인 대표가 서로 자기 선거구에 한 번이라도 더 방문해주기만 바라면서 앞다퉈 '지원 사격'을 요청했는데 이번에는 후보들이 오히려 어떻게 해서든 회피하려고만 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d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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