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자전거 탄 감독님…톡톡 튀는 신태용의 리더십

입력 2018-06-0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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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자전거 탄 감독님…톡톡 튀는 신태용의 리더십




(레오강=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젊은 선수들과 '소통'을 특별히 강조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선수 시절 1992년 프로축구 일화 천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특유의 영리하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1995년과 2001년 K리그 최우수선수상을 받는 족적을 남겼다.
대표팀에서는 A매치 23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지만 정작 국가대표로 월드컵 무대를 밟지는 못했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나서는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생애 첫 월드컵 참가인 셈이다.
처음 서는 세계 축구 최고의 무대이지만 월드컵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들의 중압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신 감독은 훈련과 경기 이외 시간에는 선수들에게 형처럼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현역 은퇴 직후인 2005년 호주로 넘어가 퀸즐랜드 로어 FC코치 생활을 하며 자유로운 분위기에 흠뻑 빠졌던 경험도 '형님 리더십'의 밑바탕이 됐다.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전지훈련 캠프인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첫 훈련을 진행한 4일(현지시간) 슈타인베르크 스타디온 훈련장에 자전거를 타고 깜짝 등장했다.
훈련 시작 10분 전 나타난 신 감독은 반바지에 모자를 쓰고 그 위에 선글라스를 걸쳤다.
훈련장에서 3㎞ 정도 거리의 대표팀 숙소인 크랄레호프호텔에서 자전거 한 대를 빌린 뒤 10분을 달려 훈련장에 도착한 것이다.
선수들이 버스로 5분, 걸어서는 30분 걸리는 거리를 자전거를 이용한 이유는 감독으로서의 권위의식을 탈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버스의 맨 앞자리에 무거운 표정으로 앉아있는 모습보다는 직접 자전거를 타는 적극성으로 선수들의 자발성을 유도하려는 의도다.
신 감독은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에 이어 진행된 족구 게임 때는 직접 멤버로 나서기도 했다.



족구를 하는 동안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에게 농담을 건네는 등 월드컵을 앞둔 선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신 감독은 2016년 리우 올림픽과 작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때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젊은 선수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당시에도 20대 초반의 선수들과 격의 없는 대화로 선수들의 호응을 끌어냈고,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태용 감독이 작년 7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낙점된 데는 특유의 '형님 리더십'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편안하게 해주면서 경기 때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는 신 감독이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태극전사들의 기량을 극대화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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