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의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 파문과 관련해 부산지법 배석판사들이 수사 요청 등을 통해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5일 밝혔다.
부산지법 배석판사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가량 비공개회의를 열고 이번 파문과 관련한 입장과 요구사항 등을 의결했다.
판사들은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 밝혀진 사법행정권 남용과 사법부 독립 저해 행위에 대하여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참담함을 느끼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번 사태의 의사 결정, 기획, 실행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자에 대한 수사 요청을 포함한 모든 실행 가능한 후속 조치를 촉구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판사들은 이어 "사법행정 담당자는 사법행정권 남용을 막고 사법부 독립을 수호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회의에는 부산지법 소속 배석판사 36명 가운데 32명이 참석했다.
부산지법 부장판사들(44명)과 단독판사들(17명)도 7일 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지난달 25일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정부와 협상 전략을 모색하는 문건이 임종헌 전 차장 등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이 확보한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BH 설득방안'과 '상고법원 관련 BH 대응 전략' 등 문건에는 상고법원 입법을 위해 박근혜 정부가 관심을 두는 판결을 조사하고 판결 방향까지 직접 연구한 정황 등이 담겼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달 말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고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 이번 사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장 담화 이후 전국 지방법원에서 잇달아 판사회의가 개최됐고 이달 11일에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린다.
논란의 핵심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 거래와 관련한 의혹들을 모두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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