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다산학 공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자신이 지은 묘지명에서 "육경(六經)과 사서(四書) 연구로 수기(修己)를 삼고 일표이서(一表二書)로 천하 국가를 위했으니, 본(本)과 말(末)을 구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산은 유교 경전인 육경과 사서를 연구한 경학(經學)과 일표이서인 경세유표·목민심서·흠흠신서로 정리한 경세학(經世學)을 학문의 두 뼈대로 삼았다. 경세유표는 국가 개혁론을 담은 책이고, 흠흠신서는 형사 사건을 다룬 서적이다. 올해 저술 200주년이 된 목민심서는 지방 수령을 위한 지침서다.
신간 '다산학 공부'는 다산 전문가 14명이 정약용이 축적한 학문적 성과를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김태영 경희대 명예교수, 송재소·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필진에 참여했다.
필자들은 다산 경학을 조명하기 위해 대학공의·맹자요의·논어고금주·중용자잠·시경강의·상서고훈·주역사전을 설명하고, 일표이서를 풀이한다. 또 다산이 쓴 시와 논설에 관한 분석도 담았다.
목민심서 해설은 임형택 명예교수가 했다. 그는 목민심서를 분량이 많고 내용이 대단히 복잡하고 심각한 책으로 평가하면서도 "조선 사회를 구체적으로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는 생생한 교과서"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목민심서에서 다산이 민(民)을 한편으로 가장 불쌍하게, 다른 한편으로 가장 높게 인식했다"며 "다산이 제도로서 민주주의를 고안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민을 본위로 하는 정치와 법을 사고했다"고 주장했다.
책을 엮은 다산연구소 박석무 이사장은 서문에서 공정함과 청렴함을 뜻하는 '공렴'(公廉)을 다산학 기저에 깔린 정신으로 꼽았다.
그는 "200년 전의 다산이지만, 다산의 뜻은 오늘 이 나라에서 가장 빛을 발해야 할 정신적 유산"이라며 "'정성을 바치기를 원한다'(願效誠)는 다산의 표현이 바로 지금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자세"라고 역설했다.
돌베개. 412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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