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접촉에 트럼프 민감한 반응…북미 협상 방해 요소 등장 우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북 정상회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북 정상회담을 건설적인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국무위원장)의 회담에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그에게(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러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밝힐 것이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동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말 방북한 라브로프 장관이 김 위원장과 면담한 것과 관련 "나는 어제 있었던 (북한과) 러시아 측의 만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서 "그 회동의 목적이 무엇이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긍정적인 회동이었다면 나도 좋아할 것이고, 부정적인 회동이었다면 나로서는 즐겁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의 협조를 받으며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북한의 우방인 러시아나 중국의 개입으로 궤도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와 불만을 담은 반응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31일 방북한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올해 안에 양국 정상 간 회동을 성사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4일 푸틴 대통령이 라브로프 장관을 통해 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올해 9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김 위원장이 참석해 달라고 초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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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러북 정상회담이 9월 이전에 열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의 버거운 협상을 벌이고 있는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외교적 우군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하고, 중국·러시아는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유지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비핵화 협상에 간여하길 바라고 있어 러북은 앞으로 더 긴밀한 공조 관계를 과시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이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아 각종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이미 두 차례나 만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도 조만간 회담하려 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YNAPHOTO path='AKR20180605150700080_01_i.jpg' id='AKR20180605150700080_0101' title='' caption='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이 지난달 31일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맞아 악수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페이스북 계정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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