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언론 인터뷰…"北지도부와 접촉 유지, 남북러 3각협력 제안"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오스트리아를 실무방문하기 전날인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와 한 인터뷰에서 '미북 간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은 해당 질문에 "그 주제에 대해선 생각하고 싶지도 않으며 그 예상은 무서운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누구보다 그것(한반도 핵전쟁)을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북한은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파괴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190km 떨어져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우리에게 이것(북핵 문제)은 아주 구체적이고 본질적 의미를 지닌다. 이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 긴장완화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이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시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동시적으로 쌍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 지도자가 새로운 핵미사일 시험, 핵실험 중단 등으로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실제로 확인했으면 미국 측도 상응하는 분명하고 이해할 만한 행보를 취해야 한다"면서 "군사활동과 군사훈련 지속은 비건설적이라고 본다"고 최근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겨냥했다.
푸틴은 "상황이 긍정적 방향으로 전개되길 몹시 기대한다"면서 "러시아는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지도부와 항상 접촉을 유지하고 있고 경제 분야에서 일련의 (남북러) 3자 공동프로젝트들을 제안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중국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역할을 평가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인 '로드맵'(평화적, 단계적 해결 구상)에 따라 힘을 합치면 필요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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