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보급모델 등 제품 출시 없이도 소프트웨어 경쟁력 입증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월가 투자자들을 즐겁게 할 만한 하드웨어 발표가 없었음에도 애플 주가는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애플 인사이더에는 애플의 상반기 최대 행사인 2018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첫날 일정이 끝난 뒤 이런 식의 평가가 떴다.
실제 애플 주가는 WWDC 개막 당일인 지난 4일(현지시간) 191.83달러로 마감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달 10일 190.04달러였다.
WWDC 이틀째인 5일에도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장중 한때 193.79달러까지 치솟았다. 마감 직전 193.55달러로 조정됐다. 역시 역대 최고치다.
2018년 시작은 172.26달러였다. 그 비싼 주식이 불과 5개월 사이 12%나 더 뛰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WDC 현장에서는 시장에서 내심 기다리던 보급형 아이폰 모델 SE2나 아이패드, 맥북 신제품은 공개되지 않았다.
스핀오프 제품이라도 들고 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할 거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애플은 철저하게 '소프트웨어 온리'로 승부했다.
애플의 '기조연설 투톱'인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VP)은 둘 사이의 정밀한 역할 분담으로 개발자와 사용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평가다.
쿡은 앱스토어를 통해 1천억 달러를 풀었다는 말 그대로 앱 개발회사와 개발자들에게 '돈벌이 그 이상'을 제공할 것임을 약속했다.
'공짜 앱'이 판치는 통에 개발비만 날렸다는 원성도 들렸지만 역시 '믿을 곳은 앱스토어'라는 공식을 홍보하느라 바빴다.
페더리기는 새 운영체제 iOS 12를 공개한 현장에서 '나만의 애니모지' 미모지(Memoji)와 증강현실(AR), 그룹 페이스타임으로 히트를 쳤다.
아울러 '앱 리미츠'를 시연하며 청소년들의 심각한 모바일 중독을 해소하겠다는 '치료사'로서의 면모까지 보여줬다.
'우리는 당신네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침대 위에 올라서는 순간 손에서 아이폰을 떼어내려 한다'는 메시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애플 인사이더는 "WWDC 당일 주가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만족감을 표현했다"면서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 그 어떤 하드웨어 제품도 내놓지 않았지만 오로지 소프트웨어에 키노트의 모든 것을 집중함으로써 만족감을 끌어냈다"고 말했다.
통상 WWDC 앞뒤로 애플 주가는 좋지 않은 흐름을 타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애플 주가는 iOS 12와 맥 OS0.14 모하비, 워치OS와 함께 200달러를 향한 트랙에 올라섰고 시가총액은 1조 달러 한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애플 인사이더는 내다봤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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