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기대감에 ICT업계는 "글쎄"…프로젝트 제안 '0건'

입력 2018-06-07 06:01  

남북경협 기대감에 ICT업계는 "글쎄"…프로젝트 제안 '0건'
'아이디어 발굴' 정부 요청에 냉소 반응…"벼락치기 주문에 황당"
"ICT 중심 첨단기술개발구 조성으로 시너지 창출 필요"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최근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상대로 경협 아이디어를 요청했으나 제안 기업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종합적인 사전 검토 없이 기업들을 상대로 '몰아붙이기식'으로 경협 사업을 요구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현대차 등 국내 전자·IT·통신 관련 대기업 및 중견·중소업체들을 대표하는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는 지난 1일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남북 신경제지도 신규 과제 발굴 제안'을 요청했다.
진흥회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최근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남북 경제협력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남북간 산업협력 프로젝트 발굴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북한 현지 합작법인 설립, 진출 등과 관련해 신규 과제를 제안하거나 아이디어가 있는 업체는 회신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산업협력 프로젝트 명칭과 함께 경협 아이디어의 추진 필요성, 의미, 추진 환경 등 개요는 물론 추진 내용과 추진 방안, 우선순위, 기대효과. 추정 비용, 향후 계획 등을 작성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오전 마감까지 이와 관련해 제안서를 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진흥회 측은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닷새 만에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제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이런 요구 자체가 ICT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ICT 분야의 경우 안정적인 전력공급 등 기본적인 기반시설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사업에 나설 수 없다"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고 해도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데 며칠 만에 프로젝트를 내놓으라는 건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아직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효하고 북미정상회담 결과도 담보할 수 없는 시점에서 정부의 요구는 시기상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이 최근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경제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에 나선 만큼 업계에서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과학기술사업을 통한 전면적 경제발전 발안을 제시했다.
또 북한이 지난 3년간 과학기술 부문 예산 지출을 연평균 7.0% 늘리는 등 첨단기술 산업 발전 노력을 기울이면서 전자상거래, 의료진단, 줄기세포 기술 등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KDB산업은행 이유진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과학기술기반 경제개발 구상'과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성'은 첨단기술 산업 분야에서 접점이 있다"면서 "ICT를 중심으로 하는 첨단기술개발구 조성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hum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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