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감독 "이치로, 하루 200구 던지며 준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선수 생활을 잠정 중단한 일본인 '타격기계' 스즈키 이치로(45·시애틀 매리너스)의 현재 공식 직함은 시애틀 구단 회장 특별 보좌관이다.
이제 이치로에게 한 가지 직책을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이치로는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18 메이저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타격연습에서 배팅볼 투수로 변신했다.
이치로는 포수 마이크 주니노,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벤 가멜 등으로 구성된 야수조에게 배팅볼을 던졌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만족을 모르는 그답게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즉석에서 이뤄진 이벤트는 아니다.
이치로가 배팅볼을 기가 막히게 던진다는 소문을 들은 스콧 서비스 감독이 열흘 전에 요청했고, 이치로는 "재미있을 것 같다"고 흔쾌히 수락했다.
오직 연습만이 완벽함을 만든다고 믿는 완벽주의자답게 배팅볼 투수 준비도 철저했다.
서비스 감독은 "이치로가 배팅볼을 위해 하루에 200개씩 공을 던지며 준비했다고 하더라"며 "이치로는 한 시간이라도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던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이치로는 마이애미 말린스 유니폼을 입었던 2015년 10월 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깜짝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투수로 던질 때는 맞지 않기 위해서 던지는데, 오늘은 타자들이 때려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던졌다. 확실히 기분이 다르더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내 공을 원한다면 매일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2001년 시애틀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이치로는 첫해 타율 0.350에 242안타, 56도루까지 3관왕에 올라 아메리칸리그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으로 빅리그에서 타율 3할-200안타 행진을 이어간 그는 2012년 시애틀을 떠났다.
이치로는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친 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시애틀과 1년 계약을 체결해 친정팀에 복귀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령 선수였던 이치로는 "50살까지 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지만, 타율 0.205(44타수 9안타)에 그치자 선수 생활을 잠정 중단하고 구단 직원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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