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5] ④ 미리 보는 북미회담 장소·동선·경호·의전

입력 2018-06-07 06:20   수정 2018-06-07 17:57

[북미회담 D-5] ④ 미리 보는 북미회담 장소·동선·경호·의전

회담장·숙소 4.0∼6.7㎞ 이내 밀집…육·해·공 철통 경호
의전·경호 주안점은 "북미정상 최대한 동등하게 보여야"



(싱가포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기의 담판'으로 기록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일시와 장소가 확정되면서 북한과 미국 양국 정상의 동선과 경호, 의전 등에 대한 세부사항도 차츰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달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시내 중심가 샹그릴라 호텔 주변 권역과 남부 센토사 섬 일대를 차례로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센토사 섬의 고급 휴양지인 카펠라 호텔이 낙점됐다고 밝혔다.

◇ 회담장·숙소 4.0∼6.7㎞ 이내 밀집 = 현지언론과 외신은 샹그릴라 호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도청 등 우려 때문에 국제 호텔 체인을 꺼릴 수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는 중국과 사업적 연관이 있는 싱가포르인이 운영하는 풀러턴 호텔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풀러턴 호텔이 있는 마리나베이 주변은 아직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까닭에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샹그릴라 호텔에 인접한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 묵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서 양국 정상의 숙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 샹그릴라 호텔과 풀러턴 호텔까지의 거리는 직선으로 각각 6.7㎞와 5.1㎞다.
샹그릴라 호텔과 풀러턴 호텔은 4㎞가량 떨어져 있다
회담장소와 숙소 위치가 대략 드러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동선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일이나 11일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이용해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육중한 외관 탓에 '비스트'(Beast. 야수)란 별명이 붙은 대통령 전용 리무진을 이용해 숙소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 '에어포스원' '참매 1호', 싱가포르 공군기지 이용할 듯 = 에어포스원은 보잉 747-200B 여객기를 개조한 VC-25A가 정식 명칭이며 안전을 위해 항상 두 대가 동시에 움직인다.
김 위원장 역시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해 4천700㎞ 거리인 싱가포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다.



일각에선 1995년 단종된 노후기종이라는 이유로 중국 항공기를 렌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 소속 전문가인 세라 테오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자주와 자강이란 맥락에서 볼 때 전용기가 아닌 다른 수단을 이용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의 전용기는 싱가포르 공군의 파야 레바 기지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례에 비춰볼 때 당국은 공항 안팎 주요 지점엔 저격수를 다수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방탄·방폭 기능을 지닌 검정색 BMW 760Li 모델 차량 4대를 도로교통법 적용 예외 대상으로 적용하기도 했다.
이 차들은 속도 제한은 물론 교통 신호 준수, 좌석 벨트 착용 등 일반적인 교통 법규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유사시 장애물이나 인파를 뚫고 나갈 수 있도록 에어백 기능이 제거돼 김 위원장이 이용하는 차량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싱가포르 정부는 북미정상회담 기간 회담장 인근 상공과 해역의 통행도 제한해 철통 경호를 펼칠 예정이다.

<YNAPHOTO path='PYH2018060607010001300_P2.jpg' id='PYH20180606070100013' title='' caption='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과 맞닿은 팔라완 해변에서 내외신 취재진이 주변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의전·경호 주안점은 "북미정상 동등하게 보여야" = 세부 의전은 두 정상이 최대한 동등하게 보여야 한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짰을 것으로 보인다.
RSIS 소속 국제관계 전문가인 그레이엄 옹-웹 연구원은 '핵 담판'이란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만큼 의전은 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의전은 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도, 깨뜨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각에선 노후기종인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최첨단 항공기인 에어포스원과 대조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공항 착륙 장면 촬영이 불허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내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년전 대선후보 시절 공언한 대로 '햄버거 오찬 대담'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지만, 이러한 맥락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식단을 구성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작아진다.
논란을 피하려고 오찬을 아예 따로 진행하거나 싱가포르 전통 음식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승부사적 기질을 고려할 때 참모들이 준비한 '각본'과 별개로 예측불허의 파격을 선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싱가포르에서 미국과 정상회담 실무 교섭을 진행했던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은 6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는 다음날 북한으로 돌아가 김 위원장에게 협상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 외교가에선 북미정상회담 실무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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