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의 그늘…伊, 미등록 간병인 100만명

입력 2018-06-0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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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의 그늘…伊, 미등록 간병인 100만명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는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의 고령화 사회로 꼽히는 곳이지만, 국가의 사회복지 지원이 미미한 탓에 미등록 간병인만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협동조합연맹(Confcooperative)은 5일 로마에서 열린 총회에서 이탈리아 사회복지 사업의 실태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통계를 제시했다.



연맹은 노령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함에 따라 노인 사회복지 서비스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나 정부 지출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가족 구성원을 둔 가구들은 당국 허가를 받지 않은 미등록 간병인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미등록 간병인 수가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맹에 따르면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5가구 가운데 1가구 만이 가정 공공 간병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약 70%의 가구는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어떤 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65세 이상의 이탈리아인 가운데 실제로 자택 간호가 있어야 하는 인구는 300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로 자택 간호를 받는 사람은 37만 명에 그치고 있다.
연맹은 이탈리아 노인 중 고작 2.7%만이 자택 간호를 받고 있다며, 이 같은 비율은 북유럽의 20%에 비교할 때 턱없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파노 그라나타 이탈리아 협동조합연맹 회장은 "미등록 간병인들은 어려움에 부닥친 가정에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이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에 틀림없다"며 "새 정부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사회에는 필리핀이나 동유럽 출신의 미등록 간병인이 널리 퍼져 있으며, 이들 상당수는 노동 비자 등을 받지 않고 불법으로 일하는 것으로 추정돼 사회 문제화될 소지를 안고 있다.
한편,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천350만 명에 달하는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28개국 중 노인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다.
평균수명은 작년 기준으로 남성은 80.1세, 여성은 84.6세다. 2065년에는 평균수명이 남성 86.1세 여성 90.2세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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