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발 체제·불펜 보직 안정화 등 추진…실전은 뒤죽박죽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막상 경기 상황에 따라 투수를 교체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유영준 NC 다이노스 감독대행은 프로 감독 데뷔전을 치르고 마운드 운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경문 전임 감독을 이어 NC 지휘봉을 잡은 유 감독대행은 지난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첫 경기를 지휘했다. NC는 6-12로 패했다.
6일에도 NC는 롯데에 5-10으로 무너졌다.
타선도 답답했지만, 마운드가 쉽게 무너졌다.
유 감독대행이 야심 차게 내놓은 새로운 마운드 운용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유 감독대행은 몇 가지 마운드 변화를 예고했다.
먼저 투수들의 상태를 면밀히 지켜보고 선발진을 5인 체제에서 6인 체제로 가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또 "불펜은 기존 대로 하되, 과부하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불펜 과부하는 전임 감독 체제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던 사안이다.
그는 "일단 투수는 원칙을 지켜서 운용할 것"이라며 불분명했던 투수들의 보직도 확정해주겠다는 뜻을 보였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투수 중 한 명인 최성영은 선발투수로 굳히고, 노성호에게는 선발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고 밝혔다.
NC의 '미래 에이스' 장현식은 일단 불펜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팔꿈치·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지난달 27일에야 1군에 합류한 장현식은 몸 상태로 봤을 때 아직 선발로 투입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는 설명이다.
유 감독대행은 "장현식과 면담을 해보니 아직은 몸이 덜 만들어졌다면서 경기 중간에 1∼2이닝 던지면서 감을 잡고 선발로 올라가고 싶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 투수 로건 베렛을 다시 부른 것이다.
베렛은 부진한 성적(2승 5패)으로 김경문 전임 감독의 마운드 구상에서 제외돼 지난달 14일부터 2군으로 내려가 있었다.
유 감독대행은 7일 롯데전에 베렛을 선발투수로 투입하기로 했다.
유 감독대행은 "선발 로테이션 상황이 안 좋고, 외국인 선수 교체에 어려운 점이 있어서 베렛과 다시 해보자고 이야기했다"며 "본인도 '괜찮다'는 의사 표현을 정확히 해줬다. 나름의 준비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기대를 걸었다.
유 감독대행의 계획이 잘 풀린다면, NC는 왕웨이중과 베렛, 이재학, 구창모, 최성영에 노성호 또는 장현식으로 6선발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두 경기에서 NC 투수들의 경기 내용을 보면 미래를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다.
5일 경기에서는 에이스 왕웨이중부터 5이닝 7실점으로 흔들렸다. 이어 불펜 최금강도 2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감을 되찾는' 차원에서 등판한 장현식은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6일 NC 마운드는 더 혼란스러웠다.
'붙박이 선발'로 낙점받은 최성영이 4이닝 7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전임 감독 아래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하던 강윤구는 1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2-9로 크게 밀린 상황에서는 '불펜 승리조'의 핵심 원종현이 등판, ⅓이닝 동안 볼넷 2개를 던지고 내려갔다.
그 뒤를 이어서는 선발 기회를 약속받은 노성호가 올라와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몸에 맞는 공과 볼넷을 쏟아내는 불안함을 노출했다. 3-10으로 크게 밀린 9회초에는 임시 마무리 역할을 하던 이민호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켰다.
투수들에게 확실한 보직을 정해주겠다는 공언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불펜 투수들은 기존 해오던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험 무대에 선 것처럼 보였다. 왕웨이중과 최성영 등 선발투수들의 부진도 뼈 아프다.
이제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기는 하지만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에도 NC 마운드의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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