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기술' 로 채점… "선수·심판 등 모두에게 이익"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사람이 아닌 '기계'가 점수를 매기는 기계체조의 시대를 주도하는 국제체조연맹(FIG)의 와타나베 모리나리 회장은 이런 변화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와타나베 회장은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조협회 초청 강연에서 "컴퓨터를 통한 채점은 선수의 기량을 향상하고, 심판의 공정한 채점을 돕고, 볼거리도 늘리는 방안"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일본체조협회 전무 출신으로 지난해 1월부터 FIG 회장으로 일하는 그는 불완전성을 내포한 현행 기계체조 채점에서 생기는 문제를 막고자 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흔히 '인공지능(AI) 심판'으로 표현된 이 시스템은 '3D 센서'를 통해 구현된다.
선수가 연기를 시작하면 모든 각도에서 각 세부 동작을 포착해 짚어내고, 최고 도약 높이를 비롯한 각종 요소를 계량화해 점수로 보여주는 게 대략적인 구조다.
FIG는 일본 기업 후지쓰와 손잡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도입하고자 개발해 시험 중이다.
일본 국내 대회에서 이미 실제로 가동됐고, 올해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던 종목에 기계의 힘이 작용한다는 점에서 차원을 바꿀 변화로 여겨진다.
와타나베 회장은 "체조에서 심판 문제는 항상 제기돼왔다"면서 "기술로 채점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근본적 변화를 통해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 되는 체조를 세계 최고의 스포츠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 등 사회 변화상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경기의 질이 높아지고 좋은 선수가 많아지면 팬이 생기고, 시장 가치가 높아지면서 돈도 따르게 된다"며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세계선수권대회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올림픽 예선을 비롯한 국제대회 체계를 바꿔 선수들의 집중도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이후 분야별로 조직을 체계화한 그는 "스폰서십 등 마케팅에도 힘쓰고, 개혁을 통해 도쿄올림픽 이후엔 완전히 새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회장은 미국에서 대표팀 주치의의 선수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이후 FIG가 정책적 지원, 선수 간 교류 강화, 독립기구 설치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선수들이 부당한 행위를 당했을 때 연락할 수 있는 콜 센터가 마련됐고, 법률적 지원을 받는 길도 마련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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