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얼칼리지런던·英왕립식물원 연구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오염은 나무의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제공하는 땅속 곰팡이를 소멸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영국 왕립식물원의 연구팀이 이러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었다고 영국 BBC방송이 7일 보도했다.
특히 나무뿌리에서 자라는 곰팡이는 미네랄과 수분 등을 포함한 나무의 생명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공급하지만, 오염이 곰팡이의 이러한 역할을 방해해 유럽지역의 산림 곳곳이 변색하고 잎이 떨어지는 등의 병해를 앓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왕립식물원의 생명과학 담당인 마틴 비다톤도 박사는 "우리가 숲을 보호하려면 땅 위에만 신경 쓸 수 없다"며 "곰팡이가 나무에 어떻게 자양분을 주는지 이해하기 위해 땅밑을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흔히 참나무 뿌리에서 자라는 식용버섯인 송로(Truffles)를 포함한 일부 버섯류는 지표면 밑에서 수십 년을 자라고, 분포 면적도 몇 제곱미터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고등 식물의 뿌리와 결합해 공생 관계를 맺는 균근(菌根) 곰팡이류로 분류될 수 있는 이러한 종들은 토양으로부터 질소, 인, 칼륨 등의 필수 영양분을 빨아들여 나무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나무로부터 탄소를 얻는다.
왕립식물원의 로라 M 수즈 박사는 "나무들이 토양으로부터 영양분과 수분을 얻기 위해 이런 곰팡이들이 필요하다"며 "곰팡이는 나무의 성장 발육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공기와 토양의 질은 균근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유럽지역의 오염 규제 수준은 이를 보호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영국을 포함한 유럽 20개 국가의 숲 137곳에서 1만3천개의 토양 샘플을 지정해 여기서 소나무, 전나무, 너도밤나무, 떡갈나무 등 4만 그루의 나무뿌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오염, 토양, 균근, 나무의 성장 발육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또 다른 연구를 진행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비다톤도 박사는 대기 오염 물질인 질소 배출 기준의 유럽과 북미 지역이 제각각이어서 현실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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