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따갑고 등에 땀이 줄줄' 이른 더위에 온열질환 주의보

입력 2018-06-07 16:52  

'얼굴이 따갑고 등에 땀이 줄줄' 이른 더위에 온열질환 주의보
전국적으로 벌써 59명, "질환 종류 파악해 대처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올여름은 너무 빨라요. 밖에 조금만 서 있어도 얼굴이 따갑고 등에 땀이 줄줄 흘러요. 겨울 지나면 바로 여름이라는 말이 실감 나네요."
철모르고 찾아온 '때 이른 무더위'에 벌써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낮 동안 내리쬐는 따가운 햇볕에 어지럼증과 무기력증, 구토와 피로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꾸준히 병원을 찾는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는 온열 질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7일 오전 11시를 기해 대구와 경남·북, 강원 일부 지역에 폭염 주의보를 발효했다.
폭염 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내려진다.
기상청은 폭염 주의보가 발효된 지역 낮 최고기온이 34도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며 "모레 제주도와 서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면서 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일 계속된 뜨거운 날씨에 온열 질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온열 질환자는 5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처음으로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돈 지난달 20일부터 하루 네 명꼴로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경기가 16명으로 가장 많고 경남 13명, 서울 5명, 광주 4명, 충남·경북 3명 등 전국에서 온열 질환이 속출했다.
이날까지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온열 질환 종류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온열 질환은 대개 열사병과 열탈진, 열경련 등 5가지로 나뉘는데, 이중 열사병이 가장 위험한 질환으로 분류된다.
열사병은 중추신경 장애를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초기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열사병 환자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하고,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체온을 최대한 낮춰줘야 한다.
환자를 그늘로 옮겨 상의를 벗기고 몸을 미온수로 닦아주면 도움이 된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열탈진 환자는 땀을 과도하게 흘려 무력감과 피로, 어지럼증, 구토 등을 호소한다.
이때 스포츠 음료를 마시거나 물에 소금을 넣어 마시면 증세를 완화할 수 있다.
1시간 넘게 증상이 지속하면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나머지 열경련과 열부종 등 질환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수분을 섭취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마찬가지로 증세가 완화되고 바로 야외로 나가거나 무리한 활동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른 더위에 전국에서 온열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폭염 주의보가 내려지면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고 노약자나 어린이, 임산부 등은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에는 1천574명이 온열질환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jay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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