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7일(현지시간) 사우디 제다에서 첫 협력위원회를 개최했다고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이 보도했다.
이 행사에서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무함마드 빈자예드 UAE 아부다비 왕세제가 공동 의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했다.
두 인사 모두 국가 정상은 아니지만 차기 1순위 왕위계승자로, 정상 못지 않은 각 정부의 실세 권력자다. 무함마드 빈자예드 왕세제는 투병 중인 형을 대신해 국가 정상 역할을 한다.
양국은 이 회의에서 경제, 안보, 군사, 인력 개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으고 44개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는 데 합의하면서 굳건한 우호를 과시했다.
공동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동 아랍권에서 경제, 군사적 능력에서 가장 앞선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데다 종파적으로도 가까워 걸프 수니파 군주정 가운데서도 가장 밀접한 관계다.
그러나 최근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는 예멘 정부를, UAE는 남부 분리주의파를 지원하면서 불화설이 불거졌다. 예멘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올해 2월 무력충돌해 100여명이 사상했다.
지난달 초에는 예멘에 파병된 UAE 기갑부대 일부가 인도양에 있는 예멘 소코트라 섬을 2주간 기습 점령했다.
예멘 정부의 요청으로 사우디군이 이 섬에 파병돼 UAE군이 철수했다.
이를 두고 양국이 내전 뒤 예멘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표면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UAE가 홍해의 입구에 자리잡은 소코트라 섬을 장악해 걸프와 동아프리카, 홍해만의 요충지인 예멘 남부 항구도시 아덴에 대한 통제권을 선점하려 했다고 사우디에 제동이 걸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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