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호흡 맞춘 장현수-김영권 센터백 듀오
볼리비아 약한 공격력에 조직력 점검 기회 살리지 못해
(인스브루크·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고미혜 기자 = 신태용호(號)가 볼리비아를 상대로 포백 수비라인의 조직력 점검에 나섰지만, 볼리비아의 무딘 공격력에 이렇다 할 점검을 받지 못했다.
축구대표팀은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전반 초반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득점을 내지 못했고, 후반에는 움직임까지 둔해지며 활기를 잃었다.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평가전을 앞둔 마지막 공개 평가전인 이 경기를 준비하면서 본선 첫 경기인 스웨덴전에 초점을 맞췄다.
스웨덴에 대비해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가다듬기로 하고 '플랜A' 수비 전술인 포백을 들고 나왔다.
발목 부상으로 국내 평가전 두 경기를 모두 결장한 장현수(FC도쿄)가 오랜만에 선발 출전해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포백 라인의 중심에서 호흡을 맞췄다.
두 선수는 신태용호 수비라인의 핵심이었으나 김영권이 한동안 대표팀을 떠나 있고, 김영권의 복귀 이후엔 장현수가 부상으로 쉬면서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 이후 7개월 만에 함께 출격한 것이었다.
여기에 김진수(전북)가 빠진 왼쪽 수비수 자리엔 박주호(울산)가 섰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평가전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친 이용(전북)이 오른쪽 수비수를 꿰찼다.
사실상 베스트 멤버라고 볼 수 있는 수비조합이었지만 이날 경기에선 조직력을 전혀 시험해볼 수 없었다.
무실점에 만족하기엔 상대의 공격이 지나치게 무뎠다.
'가상의 스웨덴'으로 설정한 볼리비아는 스웨덴과 많이 달랐다.
러시아월드컵 출전에 실패한 볼리비아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로 우리나라보다 두 계단 높았지만 6월 랭킹에선 우리와 자리를 맞바꿨다.
체격 조건도 우리보다 우월하지 않았고 장거리 비행을 거친 데다 현지 리그 시즌 중이라 선수들의 피로도 쌓인 상태였다.
볼리비아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비 위주의 전술을 폈고, 우리 진영으로 공이 넘어오는 일도 드물어 우리 수비진은 긴장할 틈이 없었다.
이날 볼리비아의 슈팅은 2개에 그쳤고, 유효슈팅은 없었다.
장현수, 김영권 센터백 듀오가 실수 없이 제 역할을 했고, 박주호와 이용이 전반전 좌우에서 김신욱(전북) 머리를 겨냥해 크로스를 올려주기도 했지만 만족할 만한 활약이라고 평가하기엔 아쉬웠다.
마지막 국내 평가전인 보스니아전 스리백 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이후 그라운드에 복귀한 장현수를 활용한 이번 포백라인 점검도 난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다.
경기 후 장현수는 "월드컵 상대들은 볼리비아보다도 분명히 강하고 공격적일 것"이라며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썼고 보스니아전이나 온두라스전보단 보완이 됐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현수는 "스웨덴전이 정말 중요한 만큼 스웨덴전에서 100% 전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훈련 때 선수들끼리 많이 대화를 하면서 스웨덴전 승리 가능성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11일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마지막으로 수비 조직력을 점검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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