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흡연자 "속았다" 분통…"계속 피우겠다" 반응도 많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지 않다'는 보건당국의 조사결과 발표에 따라 흡연자들이 계속 전자담배를 피워야 할지 혼란이 커지고 있다.
유해물질 배출량이 적다는 업체들의 마케팅을 믿었던 흡연자들로서는 지금까지 속은 것 아니냐는 배신감도 큰 상황이어서 향후 시장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8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활용한 업체들의 자의적 마케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많다는 조사결과는 일반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적다는 업체 주장을 믿었던 흡연자들에게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44)씨는 "전자담배에서 일반담배보다 더 많은 타르가 나왔다는 조사결과를 보고 많이 당황했다"며 "담배업체도 구체적이고 정확한 근거를 내놓고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직장인 이모(38)씨는 "전자담배는 태우지 않고 찌는 방식이어서 타르가 거의 없다고 믿어왔다. 속은 느낌이다"며 "계속 전자담배를 피워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유해성 논란이 계속됐음에도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웠던 흡연자들이지만 우리 보건당국의 조사결과가 업체의 주장과 상반된 것으로 나타나자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이다.
이전까지는 민간 또는 해외 정부와 연구소가 발표한 조사결과였으나 이번에는 우리 정부기관에서 1년여에 걸쳐 검증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반면 시장에는 아직 큰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네이버의 대표적 중고거래 카페인 '중고나라' 등 온라인 거래사이트에는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매물과 관련한 특이 동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흡연자들 역시 당장 일반담배로 돌아가겠다는 반응은 많지 않다.
직장인 최모(38·여)씨는 "전자담배라고 특별히 건강에 좋을 것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며 "냄새가 적게 나고 깔끔해서 비싼 기기를 샀으니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독일연방위해평가원의 조사결과를 비롯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이 적다는 해외 조사결과를 들어 식약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제기된다.
직장인 안모(37)씨는 "직접 피워보니 몸에 부담이 확실히 덜하다"며 "식약처 발표는 규제 명분을 앞세워 세금을 올려받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따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직 전자담배 판매 관련 특이 동향이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조사결과는 흡연자들이 몸에 더 해로운 일반담배에 머무르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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