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조배숙, 전남서 신경전 벌이며 지방선거 지지 호소
민주, 곳곳서 민주노총 항의 부딪혀…평화, 자라 들고 민주당 심판론 제기
(서울·목포=연합뉴스) 강병철 김보경 차지연 기자 = 6·13 지방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8일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이 동시에 전남 서남부벨트 공략에 나서 신경전을 벌였다.
호남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독주하는 민주당이 박빙 열세인 전남 기초단체장 선거를 지원하면서 호남 발전을 위해 압도적으로 정부·여당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자, 평화당은 호남 민생경제 악화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표심을 자극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조 대표는 민주당 지방선거 출마자와 지역인사 20여명이 일명 '자라탕 회식'을 했다는 전남 화순을 찾아 자라 2마리를 유권자들에게 보이며 "서민은 국밥 한 그릇 먹기도 힘들게 하면서 자기들끼리 몸보신하며 불법 선거를 자행하는 못된 '더불어자라당'에게 화순을 맡기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호남을 더럽히는 민주당을 강력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여수 서시장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 평화당의 공세에 대해 "국회에서도 야당들은 개헌안을 비롯해 굵직한 국정 현안에 대해 당리당략에 매몰돼 겨자씨만큼도 협조하지 않았다"며 "그런 야당의 태도는 스스로 국정 걸림돌이라는 것을 열심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조 대표는 즉석 논평을 통해 "평화당이 불과 몇 주 전 민주당의 최저임금법 개정안과 추경, 특검 통과를 도와줬는데 아무것도 도와준 것이 없다니, 추미애 대표는 치매가 시작된 것 같다. 신경과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추 대표는 여수 서시장 유세에서 "지난 총선 때 여러분이 국민의당에 힘을 주셨는데 이제 국민의당은 이름조차 없어졌다. 하도 변덕이 심하니까 이제 당명도 외우기가 귀찮아졌다"고 평화당을 겨냥했다.
나아가 "평화민주당(민주평화당)인지 바른미래당인지, 국민의당 세력들이 나뉘어 자기 몫 찾기에 바쁘다"며 "각자 지역구 예산을 안 따면 절대로 협조하지 않는 갑질 국회가 돼버렸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과 평화당은 앞서 이날 오전 전남 목포에서 나란히 중앙선거대책회의를 열었다. 목포는 민주당 김종식 후보와 평화당 박홍률 후보가 시장 자리를 놓고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곳이다.
민주당은 김종식 목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정통성과 여당의 힘을 강조하면서 유권자에게 다가섰다.
추 대표는 회의에서 "목포는 민주당의 종택이자 종갓집으로, 민주 종가의 맏며느리인 저에게 각별하다"면서 "오늘 목포 선대위는 민주주의 원조정당으로서 김대중 정신으로 평화와 상생을 열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앞으로 국회에서 목포와 전남이 요구하는 예산과 정책에 대해 아낌없이 지원해 목포와 전남 발전을 위해 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선대위 회의가 끝난 뒤 민주당은 목포수산시장을 시작으로 장흥과 보성, 고흥, 순천, 여수, 광양을 훑었다.
전남 순천 연향동 유세에서 추 대표는 "초록색(평화당)도 섞이면 안되고 빨간색(자유한국당)은 더더구나 안된다. 파란 물결(민주당), 희망의 물결로 순천을 채워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목포수산시장에서 '최저임금 삭감한 민주당은 물러가라'고 적힌 팻말을 든 민주노총 조합원 수십 명의 항의 시위에 충돌을 피하려 '숨바꼭질'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이 시위자를 막아서는 사이 시장 상인들과 인사했고, 추 대표는 연설을 생략했다.
순천에서도 유세 차량 옆에 진을 친 민주노총의 항의 시위에 추 대표는 비교적 짧게 연설을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평화당은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선대위 회의를 하고 호남의 적자·적통 정당임을 내세우면서 민주당에 공세를 퍼부었다.
김경진 선대위원장은 "평화당은 김대중 평화 정신을 계승하는 적자·적통 정당"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 "(군산은) 평화당 소속 의원의 지역인데 그분들이 뭐하셨는지 모르겠다"는 추 대표의 지난 1일 발언을 거론하면서 "수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는 관심도 없더니 책임을 떠넘긴다"면서 "추 대표를 믿을 수 있나 의심된다"고 말했다.
평화당 지도부는 이어 사전투표를한 뒤 목포 노인복지관 배식봉사를 했다. 애초 평화당도 수산시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일정을 급변경했다.
평화당은 전남 화순에서 '자라탕 비판' 유세를 한 뒤 구례 연곡사와 구례읍 5일장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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