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집된 CO2는 액체연료로 재활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회장의 지원을 받는 캐나다 환경기업 '카본 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의 비용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학계에 보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외신에 따르면 카본 엔지니어링은 과학저널 '줄(Joule)'에 기고한 논문에서 대기 중의 CO2 포집을 톤당 100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톤당 600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이전 추정치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거대한 팬을 돌려 화학물을 이용해 대기 중의 CO2를 포집하는 이 기술은 포집된 CO2를 정제해 연료나 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미국물리학회는 2011년 위원회까지 구성해 이 기술의 경제성을 검토했으나 비용이 톤당 6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하버드대학 물리학자 데이비드 키스는 그러나 2015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카본 엔지니어링을 공동 창업, 매일 1톤의 CO2를 포집 처리하며 3년간 시험 가동해 왔다며 그 결과, 비용을 톤당 94~232달러로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스탠퍼드대학 기후과학자 크리스 필드 박사는 이와 관련, '사이언스'와의 회견에서 과학자들 추정치가 아니라 시험적으로 가동한 시설의 자료와 비용 등을 토대로 산출한 것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카본 엔지니어링 측은 특히 포집된 CO2를 휘발유나 디젤, 제트연료 등 다양한 형태의 액체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시설을 가동 중이다.
이 시설은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전해조(電解槽)에서 물을 수소(H2)와 산소로 분리한 뒤 H2를 CO2와 결합해 액체 탄화수소로 만든다. CO2 포집이 톤당 90달러대에서 이뤄지면 이 합성연료는 리터당 1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현재 판매되는 연료보다 비싸지만 차이는 크지 않다.
대기 중의 탄소를 재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탄소 연료 요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여러 주 정부가 저탄소 연료 사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가격도 비싸게 책정되고 있다.
카본 엔지니어링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올드햄은 이런 점이 CO2 포집 공장의 비용을 더 낮추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필드 박사는 그러나 이 기술이 기후변화 대처에 특효약이 될 수 없다면서 이 기술이 대기 중의 CO2를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신속하게 확대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전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나 로아 연방관측소에서 집계한 5월의 CO2 평균농도는 411.25ppm으로 지난해 409.65ppm 대비 1.60ppm 상승하며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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