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오일 챔피언십 1R 6언더파 선두권
(제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속도보다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9년차 김자영(27)은 2012년 3승을 올리며 최고의 인기 스타로 군림했다.
KLPGA투어에서 관중 동원력, 즉 티켓 파워에서는 으뜸으로 꼽혔다.
그러나 김자영은 2013년부터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상금랭킹 30위 밖으로 밀려난 김자영은 2016년에는 상금랭킹 57위로 떨어져 60위까지 주는 이듬해 시드를 간신히 지켰다.
지난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박인비(30)를 꺾고 5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지만, 예전의 경쟁력은 아직 찾지 못했다.
올해 그는 9개 대회에서 톱10 입상은 한번 뿐이고 상금랭킹은 30위(8천331만원)를 달리고 있다.
8일 제주 엘리시안 컨트리클럽 파인·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오일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김자영은 6언더파 66타를 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66타는 김자영의 올해 개인 최소타. 2개월 전 롯데 스카이힐 제주에서 67타를 한번 친 적이 있는 김자영은 또 난생처음 5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기분 좋은 경험도 곁들였다.
10번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자영은 10번홀 4m 버디에 이어 11번홀(파4) 2m 버디, 12번홀(파3)에서는 6m 버디를 잡아냈다. 13번홀(파4)과 14번홀(파3)에서는 모두 두번째샷을 홀 2m 옆에 떨궈 가볍게 버디를 뽑아냈다.
샷과 퍼트 모두 술술 풀렸다는 얘기다.
김자영은 "4개홀 연속 버디는 해봤지만 5홀 연속은 처음"이라는 김자영은 "어제까지만 해도 샷이 흐트러져 걱정했는데 뜻밖에 경기가 잘 됐다"고 말했다.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골라내며 모처럼 좋은 스코어와 상위권 성적에도 김자영의 표정은 뜻밖에서 차분했다.
"지난해에는 5년 만에 우승도 했지만, 사실은 여러 가지로 올해가 더 좋다"는 김자영은 "그러나 아직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아직 내 차례가 아니라는 느낌이다. 계속 두드리고 있다"고 완전한 슬럼프 탈출은 아직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선수로서 슬럼프는 끔찍하다. 공은 안 맞고 매주 대회는 있고…"라면서 "그걸 겪는 과정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건 맞다. (슬럼프에서 빠져나가는 건)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 지금 나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김자영은 "첫날 잘 쳤으니 기분이 좋고 마음 편히 다음 라운드에 나설 수 있는 건 감사하다"면서 "요즘 2, 3라운드도 잘 쳐야 기회가 오니까 성급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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