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정치권 '너도나도 함께 미리'…5년만에 새 문화 정착

입력 2018-06-08 17:13  

[사전투표] 정치권 '너도나도 함께 미리'…5년만에 새 문화 정착
한때 '정치적 논란' 우려 사전투표 자제…이제는 '사전투표 독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신영 기자 = 유권자들이 한 표를 행사하는 기회로 사전투표가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사전투표는 2013년 4월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처음 도입돼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실시되기는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지난해 대선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정치권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 '집단 사전투표'라는 신(新)풍속도를 만들어냈다.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지 5년 만에 정착돼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표라고도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참모진이나 가족, 후보자 등과 함께 인근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과거 사전투표에서는 볼 수 없던 진풍경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인근의 삼청동 주민센터를 찾아 사전투표를 마쳤다. 문 대통령은 '삼청동 사전투표소'라는 글자를 배경으로 '인증샷'도 찍었다.



현직 대통령의 사전투표는 처음으로, 문 대통령의 투표에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수석과 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이 대거 동행했다.
2016년 4월 총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도 사전투표를 검토했으나 정치적 논란을 고려해 취소했었다. 자칫 '선거개입' 논란 등이 불거질 수 있음을 의식한 결과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날 사전투표를 놓고 '정치적 논란'은 전무했다.
'투표율 제고 차원'이라는 청와대의 설명에 여야 모두 수긍한 모습이다. 한 걸음 나아가 여야 정치권은 8~9일 사전투표를 앞두고 적극적인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에 뛰어든 상태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각 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셈법이 깔린 결과이기도 하지만, 사전투표 자체가 정치적 논란 소재가 될 수 없다는 기본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지역 후보들과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도 하고 후보 홍보도 하는 '일석이조'를 노렸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청에서 민주당 시·구의원 후보들 대여섯 명과 같이 사전투표를 했다. 가족들도 함께 투표를 마치고 엄지손가락을 든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



박완주 최고위원도 충남 천안 직산 행정복지센터에서 기초의원 후보들과 출근길 유세를 마치고 사전투표를 같이했다.
추미애 대표는 9일 고향인 대구를 찾아 사전투표를 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송파구 잠실 7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부인 이순삼 여사와 함께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김재경 의원은 보좌직원과 당협 관계자 등 30여 명과 함께 새벽부터 진주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투표장 문이 열리기 전부터 기다렸다가 투표를 마친 김 의원은 곧장 유세에 나섰다.



민경욱 의원은 인천 송도 2동 주민센터에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시의원, 구의원 후보와 함께 투표하고 손가락으로 별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 동구에서 투표를 마쳤고, 유승민 공동대표는 김형기 대구시장 후보와 함께 대구 동구의 동인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박지원 전 대표와 윤영일 의원 등은 이날 오전 목포에서 선대위 회의를 마친 후 박홍률 목포시장 후보를 대동해 인근 투표소에서 함께 투표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인천 송도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시·도의원 후보와 자택에서 사전투표소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하며, 정의당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도 부인, 가족 등과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민주당 박원순 후보와 한국당 김문수 후보, 제주지사에 출마한 민주당 문대림·한국당 김방훈·바른미래당 장성철·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사전투표를 했고, 경북지사에 출마한 민주당 오중기·한국당 이철우·바른미래당 권오을·정의당 박창호 후보도 투표를 마쳤다.
여야 정치권이 앞다퉈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고 할 수 있다.
현 여권과 진보진영은 높은 투표율이 곧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를 뜻한다는 점에서 사전투표율 높이기에 나선 상태고, 한국당은 6·12 북미정상회담의 영향을 최소화는 차원에서 사전투표율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사전투표율 추이를 보면 4년 전 지방선거 11.5%, 2016년 총선 12.2%, 작년 19대 26.1%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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