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만3천개 도시 분석…2·3위는 광저우·뉴욕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전 세계 1만3천여 도시지역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carbon footprint)을 인구와 소득 등 자료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CO₂를 배출하는 도시는 서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NTNU) 대니얼 모런 박사팀은 10일 세계 189개국의 1만3천여 도시의 연간 CO₂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배출량 상위 100개 도시가 세계 CO₂ 배출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대 배출 도시는 서울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울의 CO₂배출량은 276.1±51.8Mt(Mt=100만t)으로 집계됐고 중국 광저우가 272.0±46.2Mt으로 2위, 미국 뉴욕이 233.5±75.4Mt으로 3위다. 홍콩(208.5±37.8Mt), 로스앤젤레스(196.4±43.7Mt), 상하이(181.0±44.6Mt), 싱가포르(161.1±34.1Mt)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인바이런멘털 리서치 레터스'(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6월 7일)에 발표하고, 별도 홈페이지(http://citycarbonfootprints.info/)에 CO₂배출량 상위 500개 도시와 1인당 CO₂배출량 상위 500개 도시를 공개했다.
이 연구에서 도시 기준은 각국의 행정구역이 아니라 '인접한 인구밀집 지역'을 도시로 규정한 유럽연합(EU) 모델이 적용됐다. 연구진은 세계 모든 지역을 한 변의 길이가 250m인 격자로 나누고 인구밀도가 일정 수준 이상인 지역을 해당 도시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서울(986만명, 2015년) 인구는 수도권까지 포함해 2천125만4천명으로 계산됐고, 광저우(1천450만, 2017년)는 4천430만9천명, 뉴욕(851만7천명, 2015년)은 1천364만8천명이 적용됐다.
연구진은 소득을 탄소배출량의 강력한 지표로 간주하는 패러다임을 적용, 소득과 소비형태, 지역 구매력 자료, 국가별 통계 등을 근거로 각 도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출했다.
이들은 EU 모델이 인접 지역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등 접근방식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전체 결과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도시 중에서는 부산(42.3±15.6Mt) 50위, 대구(20.4±8.7Mt) 115위, 대전(19.2±8.0Mt) 126위, 광주(18.5±7.8Mt) 132위, 울산(15.4±5.6Mt) 155위 등 12개 도시가 CO₂배출 상위 500개 도시에 포함됐다.
그러나 1인당 CO₂배출량에서는 홍콩이 34.6±6.3t으로 1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모하메드 빈 자예드 시티와 아부다니가 각각 32.9±27.9t과 32.9±17.1t으로 2, 3위에 올랐고 서울은 13.0±2.4t으로 200위로 기록됐다. 국내 도시 중 1인당 CO₂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은 울산(16.7±6.1t, 99위)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이 인구밀도와 소득 수준이 높은 소수의 도시지역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상위 100개 도시의 배출량이 세계 CO₂배출 총량의 18%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98개국에서 CO₂배출량 상위 3개 도시가 그 나라 전체 배출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소득 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 도시 중 인도 뉴델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방글라데시 다카, 이집트 카이로 등 41개 도시도 상위 200위 안에 들었다.
모런 박사는 "탄소배출이 소수 대도시에 심하게 집중돼 있다는 점에 놀랐다"며 "이는 이들 도시의 지방정부와 시장 등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일치된 행동에 나선다면 그 나라 전체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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