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전교조 휴직 인정, 대입 개편 등 줄줄이 대기
추진방향 놓고 교육 당국과 학부모·교원, 단체 등 '줄다리기' 전망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이번 주 6·13 지방선거가 끝나면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이 그간 미뤄뒀던 주요 정책 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시·도에서 진보성향 교육감의 당선 가능성이 큰 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임자 휴직 인정 등 산적한 과제의 해결 방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추진방향을 놓고 교육 당국과 학생·학부모, 교원 및 교육업계,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 사이의 공방과 '줄다리기'도 예상된다.
◇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서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빠질 듯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달 22일께 역사과 수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교육과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새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도 공개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달 내놓은 집필기준 시안(試案)에는 현행 집필기준과 달리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이 빠져 논란이 일었다.
1948년 유엔(UN) 결의에는 대한민국이 '유엔한국임시위원단 감시가 가능한 지역에서 수립된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돼 있고, 남북한이 1991년 유엔에 동시 가입했으므로 이런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도 '민주주의'로 바꿨다.
교육부는 시안 마련에 참여한 정책연구진의 의견을 상당 부분 수용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표현 대신 '남한 유일 합법정부'라는 표현을 집필기준에 넣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과정은 20일간의 행정예고를 거쳐야 하고, 의견수렴을 통해 일부 내용이 바뀔 수 있다"며 "집필기준 역시 교육과정이 수정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7월께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 9개 교육청 전교조 전임 휴직 고심…4곳은 "선거 후 결정"
전교조 전임 휴직의 허용 여부 역시 선거 직후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 초 전교조는 시·도 지부 27명과 본부 6명 등 모두 33명의 노조 업무 전임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의 불가 방침에도 10개 시·도 교육청은 전임자 휴직을 허용했다.
교육부는 이들 교육청에 4월 말까지 전임자 휴직을 취소하라는 공문을 보내놓은 상황이다.
10개 교육청 가운데 서울·부산·전남·충남 등 4개 교육청은 교육감선거가 끝난 뒤 입장을 정하겠다는 뜻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이들 4개 지역 모두 진보성향 교육감 후보가 우세한 상황이다.
충북·세종·광주·전북·경남 등 5개 교육청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 이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고, 강원교육청은 휴직 허가 입장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일부 교육청이 전교조 전임 허가를 철회하지 않아 교육부가 직권취소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전교조 관련 재판을 두고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드러난 점이 어떤 영향을 줄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 대입개편 주요 쟁점 시나리오 이달 하순 윤곽 잡힐 듯
2022학년도 대학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 중인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도 이달 16∼17일 전문가협의회를 열어 주요 쟁점에 대한 개편 시나리오를 논의한다.
공론화위가 다루는 쟁점은 ▲학생부-수능위주 전형 비율 ▲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 기준 활용 여부 ▲ 수능 절대평가 여부 등 3가지다.
김학린 공론화위원은 앞서 "신고리 5·6호기는 건설은 '할거냐, 말거냐'의 문제여서 시나리오가 없었지만, 대입 개편은 변수를 조합해야 해서 (시나리오가) 여러 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통상 복수의 쟁점이 있는 문제를 공론화할 때는 4∼5가지 시나리오가 나온다는 게 공론화위의 설명이다.
개편 시나리오가 일반에 공개되면 본격적인 공론화 절차가 시작된다.
공론화위는 다음 달 성인 400명을 뽑아 '시민참여단'을 꾸리고 개편 시나리오에 대한 토론 등 숙의 과정을 거친 뒤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들의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TV 토론회, 권역별 공청회, 온라인 의견수렴 등 다른 공론화 결과도 고려한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이들 400명이 내놓는 의견이 사실상 대입 개편의 방향을 정하게 될 전망이다.
이밖에 지난해 '임용절벽' 논란이 있었던 초·중등 교원 임용 사전예고 역시 6월 하순으로 예정돼 있고, 대입 개편과 연관된 학교생활기록부 개선방안은 7월 초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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