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영·배선우와 함께 6언더파…장하나 5언더파·이정은 4언더파
(제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제2의 박성현' 전우리(21)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흥 강자 대열에 합류할 태세다.
전우리는 8일 제주 엘리시안 컨트리클럽 파인·레이크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오일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솎아냈다.
김자영(27), 배선우(24), 김보령(23), 남소연(27) 등 5명의 공동선두 그룹에 이름을 올린 전우리는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프로 골프 선수 출신인 전우리는 지난해 데뷔할 때 176㎝의 큰 키에 270야드는 거뜬하게 날리는 장타력을 갖춰 '제2의 박성현'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다.
그러나 지난해 한 번도 톱10 입상 없이 상금랭킹 75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받아쥔 전우리는 시드전을 다시 치러야 했다.
혹독한 신인 시즌을 보낸 전우리는 KLPGA투어에서 신흥 강자로 등장한 인주연(21), 이다연(21), 이소영(21) 등 1997년생 또래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했다.
장타 순위 3위(평균 260.7야드)에 이르는 장타력은 남부럽지 않지만 아이언샷이 정확하지 않았고 퍼팅과 쇼트게임 실력이 한참 떨어져 고전하던 전우리는 최근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전우리는 "아이언샷 정확도가 높아져 버디 기회가 많아졌다"면서 "전에는 7, 8m 버디 기회에서도 3퍼트 보기를 할 만큼 형편없던 퍼트도 확실히 나아졌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그린을 놓쳤다 하면 보기였다"는 전우리는 "쇼트게임도 향상됐는지 이제는 보기 위기가 많이 줄었다"고 자평했다.
이날도 전우리는 딱 한 번 그린을 놓쳤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마지막 9번 홀(파5)에서 65m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이 핀을 지나쳐 그린을 벗어난 게 유일한 그린 미스였다.
7차례 1퍼트로 홀아웃할 만큼 퍼트에서도 실수가 없었다.
전우리는 "작년 12월 효성 챔피언십에서도 첫날 66타를 쳐 선두에 나선 적이 있는데 마음이 급해져서 결국 15위로 끝났다"면서 "이번에는 덤비지 않고 차분하게 내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바람이 잠잠한 가운데 그린마저 부드러워진 코스 덕에 선두와 2타차 이내에 무려 20명이 몰리는 일대 혼전이 벌어졌다.
공동선두 그룹에는 1년 만에 통산 5승째를 노리는 김자영과 통산 3승째에 도전하는 배선우가 포진했다.
1타차 공동 6위(5언더파 67타)에는 상금, 대상 포인트 1위 장하나(24)와 통산 5승을 올린 퍼팅 달인 이승현(27)이 눈에 띄었다.
미국 원정을 다녀온 작년 전관왕 이정은(22)과 작년과 올해 각각 한 번씩 우승을 신고한 이다연은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선두 그룹을 2타차로 추격했다.
작년 이 대회에서 5차 연장 접전 끝에 정상에 올랐던 김지현(27)은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며 무난한 첫날을 보냈다.
닷새 전 롯데칸타타오픈에서 54홀 최소타 기록(193타)을 세우며 우승한 조정민(24)은 2언더파 70타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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