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설립된 LG전자 첫 해외 법인…세계 28개 생산법인 중 1위
(후이저우<중국>=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LG전자는 1993년 중국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에 있는 중한산업단지에 첫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8천300만 달러를 투자해 DS제품, BD플레이어, 홈시어터, 포켓포토, 시큐리티, 블루투스 무선스피커 등을 생산해 대부분을 세계에 수출했다.
후이저우 LG전자는 전 세계 28개 LG 생산법인 가운데 2016년, 201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성과에 대해 전재휘(48) 관리 총경리(CFO)는 8일 "후이저우 시 인민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후이저우시는 둥푸(潼湖)생태스마트구, 중카이 첨단산업협력구, 대아만 화학공업 및 항구 보세구, 공항경제산업단지, 후이청구 하이테크산업단지, 뤄푸(羅浮)신구건강양생국제협력단지 등 6개 구역으로 나뉜 중한산업단지를 한국 기업들에 알리기 위해 '제7회 중국 (광둥)-한국 발전 포럼'을 7일 개최했고, 2일 차 프로그램에 입주 기업 방문을 넣었다.
전 CFO는 "한국 기업인은 중국에서 기업을 운영한다고 말하면 세관이나 세무 업무가 힘들 거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후이저우시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이곳 공무원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아주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세관, 세무 업무가 까칠할 거라는 선입견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데 정말 이곳에서는 두려움 없이 기업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여기서 생산한 제품의 99%를 수출합니다.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세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죠. 그런데 문제가 생겨 공무원들에게 요청하면 정말로 잘 경청해 많은 지원을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 제품이 세관에 잡혀 애를 먹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후이저우시는 중한산업단지 내 한국 기업들을 위해 개발국 서기(시장급)·공안국·세관·세무국·대외전담 공무원을 한 팀으로 묶어 전담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도움을 받은 사례도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협력사 1개 업체가 부도가 나 손실을 보았는데,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쳐 있었지만 이 전담팀이 나서주는 바람에 3억5천만 원 정도의 보험금을 탈 수 있게 됐다.
또 세관에서 수출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할 경우 통관절차 등을 간소화시켜 주는 제도인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or) 취득에도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줬다.
"사실 중국 내부 규정을 다 충족시킬 수는 없어요. 따지다 보면 우리가 통과를 못 하는데도 최종적으로는 AEO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줬어요. 후이저우시 8개 기업 중 우리가 AEO를 취득했습니다. 이는 엄청난 혜택을 준것이죠."
공무원들은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바뀐 정책이나 새로 생긴 인센티브 등을 설명하는 가하면 고객의 관점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고 칭찬했다.
그는 "인근 광저우나 선전은 사드(고고도미사일)의 영향이 있었지만, 후이저우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인적 자원과 원활한 물류, 공무원들의 서비스 마인드 등 3박자가 잘 갖춰진 후이저우에 진출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출신인 전 CFO는 1995년 11월 LG전자에 입사해 본사 정도경영팀 등에서 근무했고, 지난해 후이저우 법인에 부임했다.
ghw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