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측, 북미정상회담서 중국 스파이 경계령 "정보 유출 막아라"

입력 2018-06-0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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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측, 북미정상회담서 중국 스파이 경계령 "정보 유출 막아라"
"싱가포르 도처서 암약 예상"…도·감청 가능성 대비 등 철통보안 초비상
트럼프 일반 스마트폰 사용에 안보 전문가들 우려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이 중국 스파이 경계령으로 초비상이다.
중국이 정상회담 기간 담판 장소인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 주변에 대규모 정보원들을 배치, 도·감청을 비롯해 정상회담 정보를 얻기 위한 물불을 가리지 않은 첩보 활동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서다.
북미 간 '은밀한' 회담 정보가 암약하는 중국 측 첩보원들에게 새나가지 않도록 철통보안을 지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 정보당국의 특명으로 떨어졌다.
미국 NBC방송은 8일(현지시간) "회담 내부 정보를 빼내기 위해 중국 스파이들이 싱가포르 도처에 깔릴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미국 당국자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미 첩보 활동이 그 어느 국가보다 갈수록 만연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싱가포르 회담이 정보를 빼내려는 사람들과 이를 막으려는 사람들 간에 뜨거운 전장이 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미국 측이 일단 우려하는 것은 도·감청 가능성이다.
호텔 열쇠부터 미국 방문객에게 제공되는 선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건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는 것으로 유명한 중국 측이 한층 정교해진 정보 수집 기술을 동원, 무차별적 도·감청에 나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측은 중국 측이 싱가포르 내 음식점이나 식당의 웨이터 등 종업원들을 매수해 미국 고객들의 대화를 은밀히 엿들어 전달하는 현지 정보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측은 정상회담 장소 내 전자 감시 장치가 설치될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태세이다. 일단 회담에 앞서 카펠라 호텔 내 도청장치 및 몰래카메라에 대한 일대 소탕작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보기관들의 휴대전화 '침투'에 대비, 미국 당국자들은 보안이 필요한 대화를 나눌 경우 휴대전화를 끄라는 지침도 받았다고 한다.
중국 측은 지난 몇 년간 '감시 능력' 확대에 우선순위를 둬왔으며 실제 관련 기술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미국 측은 보고 있다. 중국 측은 서방 세계의 정보원들을 대거 채용해오는데 열을 올려왔으며 필요시 '해커 군단' 동원 능력도 갖추고 있다는 게 미국 측의 판단이다.
미국 국가방첩·안보센터(NCSC)의 딘 보이드 대변인은 "중국은 공격적인 '스파이 행위자'로서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갈수록 정교한 기술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중국에 다녀온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가 호텔에 들어갈 때마다 카드식 열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수차례 교체한 뒤 문제의 카드식 열쇠를 미국으로 가져와 보안점검한 결과 그 안에 마이크가 삽입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NBC방송이 3명의 관리를 인용해 보도해왔다.
중국 측은 미국 당국자들의 '비밀 대화'를 엿듣기 위해 신용카드, 열쇠고리, 보석 등을 가리지 않고 도청·추적 장치들을 설치해왔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마러라고 회담을 앞두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중국 측이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첩보 수집에 나설 수 있는지에 대한 특별 브리핑까지 받았으며, 미국 당국은 중국 측의 '침투' 가능성에 대비해 정상회담 후 모든 관계자의 휴대전화를 수거해 점검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몇 달 후인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당시에는 중국 측이 모든 걸 감시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한층 강화된 브리핑을 받았다. 실제 방중 기간 누군가 백악관 관계자들이 묵었던 호텔에 있던 소지품들을 뒤진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미국 대표단 고위 관계자들은 음식점에 갈 때를 포함, 외출할 때마다 중요한 소지품을 여행용 휴대가방에 넣고 다녔다고 한다.
중국 측의 이러한 스파이 활동은 미국 내에서조차 버젓이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달 전 국방부에서 진행된 미·중 군 당국자 회의에서 한 중국 장성이 미국 측 인사들이 발언할 때마다 녹음기가 장착된 대형 손목시계를 노골적으로 그 방향으로 들이대며 녹음을 시도하는 일이 발생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안 휴대전화가 아닌 도청과 위치추적에 쉽사리 노출될 수 있는 일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을 두고도 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실제 보안 당국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안 장치가 된 휴대전화를 사용할 것을 권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퇴짜를 놓은 채 일반 스마트폰으로 트위터와 전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고위 당국자 출신의 인사는 NBC방송에 "중국 측이 원하는 것은 회담장에서 사람들이 나눈 대화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것"이라며 미국 당국자들의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대한 침투 가능성을 제기하며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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