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청주권 낙승 예상…격전지 북부권 집중"
한국당 '도움 안 된다' 후보들 의견에 지원 신중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6·13 지방선거가 종반부로 접어들면서 전국을 누비는 여야 지도부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충북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청주는 이번 선거에서 좀처럼 여야 지도부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역대 선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청주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충북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청주는 전통적으로 지역 판세를 좌우하는 최대 요충지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과 총선 등 선거마다 여야의 유세 경연장이었다.
중부권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은 전국을 순회하는 여야 지도부의 방문 필수 코스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동안의 이런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지난달 31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청주를 지난 5일 단 한 차례 다녀갔다. 그나마 지원유세를 하며 청주에 머문 시간은 1시간이 채 안 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달 4일 청주에서 열린 충북도당의 지방선거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한 게 전부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지난 5일 충북을 찾았으나 옥천·충주·제천을 거쳐 가며 청주는 찾지 않았다.
전략적 요충지 청주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야 모두의 관심에서 벗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당은 '무관심'이 아니라 '안심'에서 비롯된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각종 판세 분석에서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등 청주권은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 격전지나 열세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 재선거가 함께 치러지면서 충북 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제천·단양 등 북부권에 주력,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추 대표는 지난달 26일 제천·단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이후삼 후보 선거 사무실 개소식에 이어 지난 5일 다시 제천을 찾았고, 9일에는 단양 지원유세에 나설 정도로 북부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지난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리는 현충일 추념식 대신 이 후보를 격려하기 위해 제천 추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충북에서는 지지율 10% 내에서 접전 중인 제천·단양 국회의원 재선거와 충주시장 선거가 전략적 공략 대상"이라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청주권은 굳이 지도부가 나서지 않아도 대세에 지장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역시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고 설명하지만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청주권은 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이 버티는 만큼 중앙 지도부 지원 없이 정 의원과 지역 후보들이 똘똘 뭉쳐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 한국당 복안이다.
하지만 홍 대표를 비롯한 한 당 지도부 유세가 득표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일부 후보들의 의견이 반영된 궁여지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 대표도 지역별 인물 대결로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며 지난 4일을 기해 지역 방문 유세를 사실상 중단했다.
홍 대표를 대신해 김성태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이 지원 유세를 펴고 있지만, 열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청주보다는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접전 중인 북부권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국당은 오는 10일 청주권 후보자 합동 유세전을 펼치기로 했지만 이번에도 중앙당 지원 없이 정 의원과 박덕흠 충북도당위원장이 주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중앙당 지원 유세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초점을 맞췄다"며 "지방선거 지원은 현지 분위기나 상황에 따라 지도부의 방문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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