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15일 나란히 '빅3' 중앙은행 회의
연준 금리인상·ECB 테이퍼링 결정…BOJ·BOE도 출구전략 고심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세계 경제 흐름을 주도하는 '빅3'인 미국과 유럽, 일본이 중앙은행이 이번 주에 연달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깜빡이를 켜고 글로벌 긴축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곧이어 열리는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회의에서도 돈 풀기 정책의 출구전략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10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OIS(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2∼13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95.8%로 점쳤다.
이렇게 되면 연준은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들어 2차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OIS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금리를 모두 3차례 올릴 확률을 47.4%로 점쳤으며, 4차례 올릴 확률도 29.1%로 보고 있다.
이처럼 연준이 금리 인상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이란 전망은 최근 미 경제 지표가 부쩍 탄탄해졌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4월 중순 불거진 신흥국 통화 위기가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멕시코,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이들 신흥국에서 외국인 투자가 빠져나가고 현지 통화 가치를 곤두박질치게 하는 초대형 악재다.
미국에 이어 ECB도 14일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ECB가 양적 완화(QE)의 출구전략에 관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ECB는 2015년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재도 매월 300억 유로의 채권을 사들이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
그러나 ECB 또한 최근 경지 지표 호조에 주목하고 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1.9%로 치솟아 목표에 근접했고, 1분기 경제성장률도 전년비 2.5%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ECB가 오는 14일 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오는 9월에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이를 연장하지 않는 방식이다.
여기에도 변수가 있다.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에서 시작된 남유럽 리스크다. 유로존 3번째 경제국인 이탈리아에서 국채 금리가 폭등하며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유럽 다른 나라로도 불똥을 튀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때문에 ECB가 '긴축 깜빡이'를 켜는 시점을 7월로 미룰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정작 ECB 내부에서는 6월설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6일 ECB 집행위원회의 페터 프라트 위원은 유로존 경제의 기초 체력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이 ECB 목표치에 이를 것이란 자신감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같은 날 옌스 바이트만 ECB 이사도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우리 목표치에 견줄만한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5일엔 금융 시장의 시선이 일본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일본은 미국·유럽과 달리 경기회복이 부진하고 인플레이션이 높지 않기 때문에 미국·유럽과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긴축 신호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BOJ가 경기 흐름을 주시하면서 당분간 완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은 미국, 유럽보다 앞서 2010년부터 돈 풀기에 나선 양적완화의 선두 주자이지만,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0.6%(연율)로 9분기 만에 위축세로 돌아서는 등 '아베노믹스'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일본은행은 완화정책을 지속하면서도 미국과 유럽 등 '빅2'의 긴축 선회로 인한 자금유출 가능성에 대비하고 '글로벌 머니 무브' 등 해외금융시장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이이치생명의 이코노미스트인 신케 요시키는 "2분기 GDP 성장률이 1.0%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일본은 몇 년에 걸친 채권 매입 때문에 BOJ의 보유자산 규모가 지나치게 커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역 압박도 거세지고 있어 마냥 돈 풀기 정책을 고수하며 엔저 효과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오는 21일 통화정책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이 점쳐지긴 하지만 내부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이 제기되고 있다.
데이브 램스덴 BOE 부총재가 지난 7일 "1분기 영국 경기 침체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는 8월 금리 인상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BOE는 지난해 11월 기준 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리면서 10년 만의 인상을 단행했다.
단스케방크의 미카엘 미호지는 "다음번 금리 인상은 올해 하반기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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