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룰라 전 대통령 대선 예비후보 추대

입력 2018-06-10 05:15   수정 2018-06-10 05:20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룰라 전 대통령 대선 예비후보 추대
룰라 "살아 있는 한 국민을 다시 만날 것"…좌파 진영 단결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올해 대선 예비후보로 추대했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은 전날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의 주도(州都)인 벨루 오리존치 시 인근에서 열린 행사를 통해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 예비후보로 내세웠다.
행사에는 노동자당 지도부와 좌파 성향의 사회단체 회원, 문화예술인, 학계·종교계 인사 등 2천여 명이 참석했다.
당 대표인 글레이지 호프만 연방상원의원은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권리는 정지되지 않았다"면서 "연방선거법원이 등록을 거부하는 일이 있어도 룰라 전 대통령은 노동자당의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에서는 부패혐의로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이 보낸 서한도 소개됐다.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국민에 대한 선언문'이라는 제목의 서한을 통해 "내가 살아 있는 한 국민을 다시 만날 것"이라면서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이어 올해 대선에 모든 정치세력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대선후보 단일화 등 좌파 진영의 단결을 촉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부패혐의로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아 지난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그러나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지난 6일부터는 그의 대선 출마를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기부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모금운동에는 첫날에만 580여 명이 참여하는 등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자당은 대선 일정에 맞춰 오는 8월 15일 연방선거법원에 대선후보로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수감된 상태에서도 룰라 전 대통령은 가장 강력한 대선 주자로 꼽힌다.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은 32.4%의 지지율로 선두를 고수했다. 2위인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16.7%)을 크게 앞질렀다.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 승리하더라도 당선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카르멘 루시아 연방대법원장은 룰라 전 대통령이 출마하더라도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당선이 인정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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