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이어 대표 퇴진 압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중남미 지역에서 전력 부문 최대 기업으로 평가되는 브라질 국영전력회사 엘레트로브라스 노조가 시한부 파업을 예고해 민영화 작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엘레트로브라스 노동자들은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72시간 시한부 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가 추진하는 엘레트로브라스 민영화에 반대한다며 위우손 페헤이라 주니오르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엘레트로브라스 노동자 파업은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노동자들로 이루어진 석유노동자연맹(FUP) 파업에 이어 이뤄지는 것이다.
연맹은 지난달 30일부터 72시간 시한부 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가 트럭운전사 파업이 마무리되는 데 맞춰 지난달 31일 파업을 조기에 종료했으며, 페트로브라스 대표는 지난 1일 사임했다.
한편, 테메르 대통령은 연금개혁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엘레트로브라스 민영화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으나 오는 10월 선거를 앞두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작다.
연방의회는 선거 이전에 엘레트로브라스 민영화 안건을 다루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의 반발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두고 민영화 문제를 처리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앞서 엘레트로브라스는 지난 3월 말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적자가 280억 헤알(약 7조9천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경제가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에 접어든 2015년에 144억4천200만 헤알 적자를 냈다가 2016년에는 34억2천600만 헤알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17억2천600만 헤알 적자로 돌아섰다. 여론은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말에 이루어진 여론조사에서 엘레트로브라스 등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의견은 찬성 20%, 반대 70%, 무응답 10%로 나왔다. "공기업 민영화가 브라질에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찬성은 24%에 그쳤고 반대는 67%였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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