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양연화'에 영감 준 홍콩 작가 류이창 별세

입력 2018-06-10 11:46  

영화 '화양연화'에 영감 준 홍콩 작가 류이창 별세
'홍콩 현대 문학의 아버지'로 불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현대 문학의 아버지'로 불린 작가 류이창이 8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그의 죽음에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류이창의 죽음은 홍콩 문화에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1918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류이창은 1948년 홍콩으로 이주했으며, 60년이 넘는 저작 활동을 통해 소설, 평론, 수필, 시, 번역 작품 등 30권 이상의 책을 발간했다.
그가 쓴 소설 '교차'(對倒·Intersection)와 '술꾼'(酒徒·The Drunkard)은 홍콩의 유명 영화감독 왕자웨이(王家衛)가 연출한 영화 '화양연화'(In The Mood For Love)와 '2046'에 각각 영감을 준 것으로 잘 알려졌다.
1963년 발표한 작품 술꾼은 '의식의 기법'을 본격적으로 시도한 중국어권 최초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주자의 땅' 홍콩 사회를 배경으로 이민자 등 자본주의 대도시 주변인들의 초상과 인간 소외를 밀도 높게 그려냈다.
류이창은 홍콩 언론계와 출판계에도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전성기에는 13개 신문에 칼럼을 기고했으며, 날마다 하루 평균 1만3천여 자의 글을 써냈다.
홍콩타임스와 성도일보의 부편집인을 맡기도 했으며, 1985년 월간지 '홍콩문학'을 세워 2000년까지 편집인으로 일했다.
홍콩 정부는 류이창이 홍콩 문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며 2001년 그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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