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밀어내기·스페인 무력방어, 우린 항구 닫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탈리아의 신임 내무장관 겸 부총리인 마테오 살비니(45)가 대규모 이민자를 태운 난민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불법 이주자에 대한 전면 추방 등 강경 난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 세력이 된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의 대표인 살비니 장관은 리비아 해안에서 이주민 629명을 태우고 온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거부했다.
살비니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남쪽에 있는 섬나라 몰타에 이 난민구조선의 입항을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몰타가 이를 거부하면 난민구조선들이 이탈리아 항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위협했다고 dpa통신이 이탈리아 일간지 라리퍼블리카를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몰타는 자국은 난민구조 활동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이 같은 요구를 일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살비니 장관은 페이스북에 "몰타는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프랑스는 국경에서 사람들을 밀어내고, 스페인은 무기로 국경을 방어한다"면서 "오늘부터, 이탈리아도 인신매매, 불법 이민 산업은 안된다고 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살비니 장관은 또 "우리는 항구를 닫을 것이다"라는 트위터 해시태그(#)를 사용하면서 "나의 목표는 아프리카 청년들과 이탈리아 어린이들의 평화로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살비니 장관에게는 항구 관할권이 없으며 그의 입장이 실현될지는 당장은 확실하지 않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그동안 '동맹'과 계속해서 충돌을 빚었던 루이지 데 마지스트리스 나폴리 시장은 "나폴리는 자금 없이도 생명을 구할 준비가 돼 있다"라면서 난민구조선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탈리아에는 2013년 이래 약 70만 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건너 도착했다. 난민들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이탈리아 국민 사이에 반난민 정서가 널리 퍼졌고, 이는 지난 총선에서 동맹의 지지율이 수직으로 상승하는 자양분이 됐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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