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동행 눈길, 두 차례 외출 '분주'…오찬 계기 북미 문화교류 관심
(서울·싱가포르=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특별취재단 = '세기의 핵 담판'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국 정상이 어떻게 협상할지도 관심거리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햄버거 협상을 할 수 있다고 공언해왔고, 북미 정상이 정상회담에 이어 업무 오찬을 하기로 한 상황에서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이 김 위원장과 싱가포르에 동행하고 있어 북한 측의 '깜짝 공연'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백악관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이 양측 통역사만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에 이어 업무오찬 순으로 이어진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한국전쟁 이후 북미 최고지도자가 대좌하는 첫 자리이고, 햄버거라는 먹거리와 현송월이라는 인물이 가진 상징성에 비춰볼 때 그와 관련해서도 관심이 지대하다.
햄버거 애호가로 알려진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햄버거 협상을 언급하며 북핵 문제 해결 의지를 피력해왔다.
그는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였던 2016년 6월 유세 현장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햄버거를 즐겨 먹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릴 적 스위스 유학을 떠올리면 햄버거에 낯설지는 않아 보인다.
특히 햄버거는 격식을 차리지 않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담 오찬장에 햄버거가 메뉴로 오른다면 두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협상한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다.
햄버거는 미국의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패스트푸드라는 점에서 향후 북한 개혁개방의 상징물 역할을 할 수 있다.
앞서 미국의 NBC 방송도 김 위원장이 미국에 대한 선의의 표시로 평양에 햄버거 프랜차이즈 개설 허용을 검토하는 등 미국의 투자에 개방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이 분석했다고 전했다.
햄버거를 통한 '식사 외교'와 함께 북미 간 '문화 외교' 여부도 관심사다.
문화 교류가 싱가포르 협상 이후 양국의 관계 정상화 과정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수행단에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도 포함돼 이 같은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 단장은 남북 예술단 공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어서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문화 교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과거 냉전 시대 스포츠·문화 외교, 이른바 '핑퐁 외교'를 통해 양국 관계 정상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어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10일 "회담 준비에 관여된 미국 당국자들은 북미 간 문화 교류를 위해 체조 선수들과 음악가들의 협력을 얻어내는 문제를 논의해왔다"며 "과거 미·중 간 핑퐁 외교에서 단서를 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북도 지난 1월 북측 예술단의 방남, 4월 초 남측 예술단의 방북 공연 등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에 앞서 한반도 해빙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담판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향후 북미 간 예술단 교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오찬은 '업무 오찬'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문화행사를 동반하지 않을 소지가 크지만, 현 단장이 그 현장에서 '깜짝 공연'을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 단장이 11일 오후 두 차례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서 외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인 것도 뭔가를 준비할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현 단장은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등 다른 북한의 주요 실무진, 대표단원 30∼40명과 싱가포르 현지시간으로 오후 2시 30분께부터 3시간 가량 외출했다.
이어 오후 9시 30분께 20여명의 북한 대표단원들과 또다시 호텔을 나선 뒤 약 2시간여 만에 숙소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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