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정적에 "오만해서 언젠가 총 맞을 것" 독설

입력 2018-06-11 11:39  

두테르테, 정적에 "오만해서 언젠가 총 맞을 것" 독설
트릴랴네스 상원의원 "당신만 내가 죽기 바란다" 응수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의 '스트롱맨'(철권 통치자)으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정적인 안토니오 트릴랴네스 상원의원을 향해 "언젠가 총에 맞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11일 필리핀 GMA뉴스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7일 필리핀 중부 세부시 연설에서 "트릴랴네스는 싸우는 것을 매우 좋아해서 늘 거칠게 행동하고 위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그는 아무도 자기에게 맞서 싸우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유일한 강자라고 믿는다"면서 "오만하기 때문에 언젠가 누군가가 그를 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릴랴네스 의원은 10일 성명에서 "모든 필리핀 국민이 자기를 두려워하게 하려는 목표와 달리 내가 맞서서 그를 약하고 무력해 보이게 한다"면서 "두테르테만 내가 죽기를 바랄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이어 "두테르테씨, 누군가에게 나를 쏘라고 지시해보라"면서 "그건 결국 당신에게로 향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트릴랴네스 의원은 2016년 5월 필리핀 대선 직전 두테르테가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장 직위를 이용해 부정 축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두테르테가 다바오 시장으로 재직한 2006∼2015년 은행 3곳의 계좌에 수상한 돈 24억 페소(약 548억원)를 갖고 있었다며 은행계좌 서류를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또 지난 5월 중국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미스치프 암초를 비롯해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 미사일을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릴랴네스 의원은 "두테르테가 중국의 맹신자가 돼 중국을 불러들였다"고 비판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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