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문화유산 모독"…中 정부에 철거 요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2014년에 이어 올해 중국에 실물 크기의 '복제 스핑크스'가 또다시 세워지자 이집트가 자국 문화유산에 대한 모독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중국 관찰자망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河北)성 성도인 스자좡(石家庄) 시 문화산업지구에 높이 20m, 길이 60m에 달하는 이집트 기자 지구에 있는 실물과 같은 크기의 복제 스핑크스가 세워졌다.
스핑크스는 고대 오리엔트 신화에 나오는 괴물로서, 사람의 머리와 사자의 몸을 가지고 있다. 이는 왕의 권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집트의 기자 지구에 있는 기원전 2천650년경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에 딸린 스핑크스가 가장 크고 오래된 것이다.
맨 처음 중국 스자좡 시에 복제 스핑크스가 세워진 것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집트 고유의 문화유산이자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꼽히는 스핑크스가 중국에 실물 크기로 세워졌다는 소식에 이집트 정부는 크게 분노했고, 유네스코에 이에 대한 항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복제 스핑크스를 세운 회사 측은 "드라마 소품으로 쓰기 위해 세웠으며, 촬영이 끝나면 즉시 철거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2016년까지 이 복제 스핑크스는 철거되지 않았고, 2016년에야 고작 복제 스핑크스의 머리만을 몸통에서 떼어냈다.
그런데 지난달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한 무리의 일꾼들이 복제 스핑크스의 머리를 몸통에 다시 붙이는 작업을 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집트 당국은 발끈했고, 유네스코에 다시 항의서를 제출했다.
이집트 당국은 "복제 스핑크스는 이집트의 고유 문화유산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며 중국 외교부에 이를 즉시 철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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