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3년간 생산성 안정·직원들 사기 진작에 집중"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042660] 사장은 11일 "2020년 3분기까지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상태이며, 올해 수주 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날 서울 다동 대우조선 사옥에서 연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선업계의 일감 부족 사태와 수주 진행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 사장은 "단일 조선소로는 세계 최대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어 올해와 내년에 100% 가동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2020년 3분기까지 물량이 충분하며, 올해 연말까지 수주가 이어진다면 2021년 상반기 물량도 확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009540]과 삼성중공업[010140] 등 경쟁사는 일감 절벽 여파로 수천 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해 인력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만, 대우조선은 납기가 남은 물량이 많아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대우조선은 앞서 마련한 자구계획에 따라 내년 초 인적 구조조정을 이행해야 한다.
이에 대해 조욱성 대우조선 부사장은 "수주 실적과 여러 요소를 판단해 올해 3분기 말께 구체적인 인적 자구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의 현재 수주 실적은 총 44억달러로, 당초 올해 목표로 세운 총 73억달러의 약 60%에 해당한다.
정 사장은 "연말까지 상선 60억달러와 특수선 10억달러 등 총 70억달러의 수주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아직 한 건도 계약하지 못한 해양플랜트 물량을 추가로 확보한다면 73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주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7천300억원, 올해 1분기 3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뒀다.
다만 이 같은 실적은 2016년 회계 처리가 보수적으로 이뤄지면서 잠재부실 요인이 앞서서 모두 반영된 영향이 크다.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내부적으로 계산한 결과 회계 처리 영향을 배제하고 순수한 영업활동에 따라 거둔 이익은 지난해 3천억원, 올해 1분기 1천억원정도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어 "유동성 측면에서는 지원 한도 총 2조9천억원 중 현재 4천500억원 정도를 쓰고 있고 올해 1조원 내에서 지원자금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자체적인 영업활동과 이익창출을 통해 지원금 사용규모를 최대한 축소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정 사장은 앞으로 3년간 생산성 안정과 더불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지난 3년간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뒀다면, 이젠 높아진 생산성을 내재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경쟁력을 부단히 추구해나가면서도 격변의 시기를 겪느라 저하된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회사가 활력을 되찾도록 기업문화 차원의 변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2020년까지 총 5조9천억원을 절감하기로 한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남은 기간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회계관리 제도 보완을 통한 회사 투명성 강화, '일벌백계' 원칙 적용에 따른 직원들의 윤리의식 제고 등의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인도 연기로 대우조선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던 '소난골'(Sonangol) 프로젝트는 연내 인도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정 사장은 덧붙였다.
정 사장은 선가가 작년 동기 대비 7∼10% 오르는 등 선박 시장이 상당히 개선되고 있지만, 환율과 강제 값 인상이 이를 상쇄하면서 조선소의 수익 개선이 뚜렷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상선 시장은 긍정적이고 해양 시장은 불투명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해양 물량을 줄이고 상선 물량을 늘리려는 회사 방향과 맞게 시황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30년 넘게 조선업계에 몸담은 정 사장은 한국 조선업이 첨단화를 통해 미래 생존을 모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조선업이 향후 수년 내에 버려질 산업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발상의 전환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첨단화를 이룬다면 중국보다 훨씬 앞선 첨단 조선산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사장은 "향후 대우조선의 새 주인이 다른 조선소가 될지, 아니면 제3자가 될지는 모르나 한국 조선업의 생존을 위해선 현 '빅3'가 아니라 '빅2'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재차 밝히면서 "저는 매각에 앞서 대우조선을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만들어놓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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