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을 잡는 과거', '그릇된 편견과 관행' 발언…부친과 거리두기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첫 일성으로 과거의 '김정일 프레임'에서 탈피한다는 입장을 드러내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걸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힌 것이 그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 체제의 대미 협상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 '그릇된 편견과 관행'이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언급은 이번 트럼프 행정부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김정일 정권의 협상 태도와 방식이 발목을 잡았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종의 '자아비판'이 아니냐고도 할 수 있는 가히 파격적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과거 김정일 체제에서 '벼랑 끝 전술'에만 매달려 미국을 밀어붙였던 협상 방식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음을 털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실제 이번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김정일 집권 시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지난달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비난 담화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발언에 불과 9시간 만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내세워 '공손하게' 그의 마음을 돌려세우려고 했다.
'강경'에 '초강경'으로 맞서던 김정일 시절의 외교 프레임과는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내내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하고 정치적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면서 과감하고 솔직한 스타일을 보여왔다.
이것은 북한이 그동안 절대 불가로 여겼던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요구와 핵탄두 폐기 등 초기 비핵화 조치를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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