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트남 '동시다발' 반중시위에 당혹…여행사 스케줄 조정

입력 2018-06-12 11:23  

중국, 베트남 '동시다발' 반중시위에 당혹…여행사 스케줄 조정
환구시보 "서방매체가 '중국 보이콧' 과장"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중국 여행사들이 베트남 곳곳에서 벌어진 반중시위를 피해 여행스케줄을 변경하고 있다.
1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반중시위가 벌어진 베트남 호치민시의 중국 영사관측은 이번 반중시위로 아직까지 중국인 피해자 발생은 없다고 밝혔지만 중국의 여행사들은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반중시위 발생 지역을 여행지에서 제외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영사관측은 베트남 경찰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에게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 10일부터 수도 하노이와 남부 경제중심지 호찌민시 등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반중시위가 잇따랐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한 경제특구 조성 관련 법안에 외국인 투자자에게 최장 99년간 토지임대를 허용하는 조항이 들어가자 "중국에 특혜를 줘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중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경제특구가 조성될 지역중 하나인 북부 꽝닌성은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에 인접해있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국인 투자자들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노이에서 유학중인 한 중국 대학생은 아직까지 큰 위협을 느끼지는 않고 있지만 중국에서 왔다고 얘기하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연구원 후즈융은 "베트남은 경제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커 베트남 측에서 불안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무역상대국이다. 지난해말까지 베트남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150억 달러에 달했고 양국간 무역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후 연구원은 중국의 영향력이 베트남의 주권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베트남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세적인 영유권 행보는 주변 국가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한편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서방매체들이 이번 시위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고 베트남 사회가 중국을 보이콧하는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 매체는 또 외국기업에 대한 99년 토지임대는 베트남이 처음도 아니며 태국 등 동남아국가들도 이런 정책을 갖고 있다면서 임차 주체는 외국 정부 아닌 기업인데도 주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이 사건을 이용하기 위한 책략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jb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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