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반도 문제서 적극 개입 의지 보여줘"…"차이나 패싱 없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포괄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중국이 이번 북미회담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고위급 전용기를 이용하도록 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봤다. 이른바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은 존재하지 않음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북미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라는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비핵화는 미국이 강조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언급이 없지만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한다고 하면서 CVID에 버금가는 효력을 내려한 것 같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북미 정상은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이 새로운 북미관계 정상화와 직결된다는 점을 함께 인식했으며 그 종결점은 북미 수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평화체제 구축도 큰 틀에서 합의를 봤으며 공동성명에는 없지만 한미 군사훈련도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제재 해제는 후속 회담이 진행되면 그와 맞물려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에 종전 선언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한국과 논의하겠다는 의미가 있으며 7월 평양 또는 판문점 방문 시 할 수도 있어 보인다"면서 "중국은 북미회담이 이뤄진 데 자신들의 역할이 컸다고 말하고 있어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모든 과정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동길 베이징대 역사학과 교수 겸 한반도평화연구센터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가 끝나기 전에라도 북한과 수교를 비롯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하고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등 북미 간 좋은 결과를 냈다"면서 "내주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비핵화를 위한 프로세스에 착수하겠다고 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크다"고 평했다.
김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가까운 시일 내 외교관계를 수립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사실상 종전선언 단계를 뛰어넘은 획기적인 조치로 볼 수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핵 포기는 현찰이라 미국의 보장이 없이는 안 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맞춰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북미회담을 보면 앞으로 주한미군 훈련을 줄일 것 같은데 이는 안정된 한반도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면서 "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면 대북 제재를 해제하면서 지원할 것으로 보이고 중국이 김 위원장에게 전용기를 빌려준 것은 차이나 패싱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관계 개선을 비핵화 이전에 하려는 것 같은데 이는 의미 있는 변화"라면서 "북미 수교에는 평화협정이 있어야 하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있어야 하므로 상황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주 원장은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에서 큰 틀의 합의를 한 것은 아주 긍정적인 변화로 '트럼프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종전 선언에 중국은 참여하지 않겠지만 평화협정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선옥경 허난사범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기 위해 판문점에서 종전 선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북미 회담에서 '김정은을 백악관에 초대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핵무기 폐기의 진척 정도와 이에 따른 미국의 지원 상황을 확인하는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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