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위원회, 국립경주박물관 발굴 허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본인 우메하라 스에지(梅原末治)가 1924년 조사해 기마인물형 토기와 금관을 찾아낸 신라 고분 금령총(金鈴塚)이 94년 만에 다시 발굴된다.
13일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는 최근 회의에서 국립경주박물관이 신청한 경주 대릉원 일원(사적 제512호) 내 금령총 발굴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15년부터 일제가 급하게 발굴한 신라 고분을 재발굴하고 있다. 박물관은 앞서 금관총을 조사해 '이사지왕도'(爾斯智王刀)라는 글자를 새긴 칼집을 발견했고, 서봉총 북분과 남분의 정확한 크기와 조성 방법을 확인했다.
이번에 조사하는 금령총은 6세기 초반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돌무지덧널무덤)이다. 부장품 가운데 특이한 금제 방울이 있어 '금령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금령총에서는 금관총, 서봉총과 마찬가지로 금관(보물 제338호)이 나왔고, 금제 허리띠와 장신구, 유리 용기, 칠기류, 마구, 토기도 출토됐다.
특히 무덤 주인공 머리맡에서 발견된 기마인물형 토기(국보 제91호)는 신라 토기 가운데 백미로 꼽힌다. 배모양 토기와 함께 나온 기마인물형 토기는 모두 두 점으로, 주인상은 높이가 23.4㎝이고, 하인상 높이는 21.3㎝다.
이 유물은 신라인의 죽음에 관한 관념은 물론 당시 복식, 무기, 마구, 공예를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금령총 금관은 높이 27㎝·지름 15㎝로, 옥 장식이 없다. 신라 금관 가운데 가장 작고 장식이 단순한 편이다. 학계에서는 금관과 각종 꾸미개의 크기가 작은 점으로 미뤄 금령총이 왕자 무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령총은 일제강점기 발굴 당시에도 봉분이 파손돼 남북 길이 13m, 높이 3m인 반달형이었는데,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정확한 고분 규모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박물관은 아울러 무덤 주변 부가시설, 다른 고분과의 관계를 파악하고, 보존과 복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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