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선거] 미투·드루킹·여배우스캔들…與대세론 못꺾었다

입력 2018-06-14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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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선거] 미투·드루킹·여배우스캔들…與대세론 못꺾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6·13 지방선거 국면에 불거진 잇단 대형 악재에도 '대세론'을 지켜냈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와 여배우 김부선 씨의 불륜설, 이를 둘러싼 거짓말 공방, 나아가 김부선 씨의 증언 등이 막판 선거판을 달궜으나,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야당은 선거 막판 이 후보의 후보직 사퇴, 민주당의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을 쟁점화했다. 여기에 이 후보의 형수 욕설 논란 등이 겹쳐 야당의 공세에 힘이 붙었다.
나아가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는 이 후보 사퇴 공세에 동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 후보는 끝까지 선두를 놓지 않고 경기지사 자리를 거머쥐었다. 이 후보 지지층의 이탈 조짐도 보였지만,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의 지지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수도권과 함께 이번 선거의 핵심 승부처로 봤던 경남지사 선거도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의 한복판 속에서 치러졌으나, 선거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드루킹 사건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야당의 의혹 제기로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드루킹 특검법까지 통과됐으나, 결정적인 표심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선거를 100일 앞둔 지난 3월 5일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Me too)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지사직을 사퇴하는 메가톤급 사건에 직면했다.
여기에 충남지사 유력 후보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불륜설 등으로 인해 예비후보직에서 전격 사퇴, 충남지사는 물론 '중원'(中原), 즉 충청권 전체 선거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한 서울시장 예비후보였던 민병두 의원이 성추행 의혹 보도로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제출(지난달 4일 철회)하는 등 미투 파문이 이어지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전체가 휘청거렸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 참여를 희망했던 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과 거짓 해명으로 정계 은퇴 선언까지 하는 일도 발생했다. 정치적 부담은 고스란히 민주당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 같은 사건과 의혹들은 정치권만 뜨겁게 달궜을 뿐, 대대적인 민심 변화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민주당 입장에서 볼 때 평창동계올림픽과 4·27 남북정상회담,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이러한 대형 악재를 빨아들이는 '호재'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만들어진 이른바 '촛불 지형'이 유지된 데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적폐 심판론 대 정권 심판론'이라는 선거 구도 속에 민심은 '적폐 심판'에 힘을 실었다고 할 수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악재에도 불구하고 해당 후보가 큰 영향을 안 받은 것은 유권자들이 구체적인 인물보다는 정당간 평가로 한 표를 행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 이후 드루킹 특검의 수사가 본격화하고,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과 관련한 고발이 있은 만큼 선거 이후에도 정치권의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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