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노래 실력 보이며 10쌍에게 3천만원 '꿀꺽'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저렴한 혼수품 구매를 미끼로 예비부부를 등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일까지 '혼수품을 싸게 팔겠다'며 예비부부 10쌍으로부터 약 3천만원을 받아 빼돌린 혐의(사기)로 김모(38)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인터넷 재능공유 사이트에 '결혼식 축가를 불러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 예비부부를 골라 접근했다. 해당 사이트에 '외국에서 음악을 공부했다'고 허위 경력을 적으며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직거래로 혼수품을 공장에서 싸게 구할 수 있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돈만 받아 챙기고는 물건은 보내주지 않았다.
그는 무직인 데다 혼수품을 제작한다는 공장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었지만, 연락을 피하지도 않고 오히려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성실하게 응대해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외국에서 음악 공부를 한 적이 없었는데도 피해자 세 쌍의 결혼식에서 실제로 축가를 부르기도 해 신뢰를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축가를 들은 피해자들은 "매우 노래를 잘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한 명이 신고했고 나머지는 경찰 수사로 여죄를 밝힌 것"이라며 "추가로 나온 피해자들은 처음에는 오히려 경찰 말을 의심할 정도로 그를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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