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민병희(64) 강원도교육감 당선인은 평교사로 시작해 전교조 강원지부장, 강원도 교육위원을 거쳐 교육감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3선에 성공한 그는 선거운동 기간 보수 단일후보를 표방한 신경호(65) 후보가 "전교조 출신 교육감은 안된다"며 맹추격했지만,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선거기간 3선의 풍부한 경험과 중량감을 강조하고 네거티브 공격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계속 선두를 지켰다.
민 당선인은 소양강댐 건설로 고향 마을과 모교가 물 아래 잠긴 춘천 내평리 출신이다.
강원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 후 1974년 정선여자중학교로 발령을 받아 처음 교단에 섰다.
하지만 6개월 만에 입대를 위해 휴직하고 산골 아이들이 건네준 고구마를 받아 입영열차에 올랐다.
그는 학생들로부터 받은 '눈물의 고구마'를 베어 물며 평생 교직에 머무르겠다고 결심했다.
평교사 시절 그는 학교가 지나치게 아이들을 통제하려는 것에 반대, 아이들에게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또 아이들 스스로 하는 공부, 체험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교과 활동에 참여했다.
이후 학교 민주화와 참교육에 관심을 두고 1989년 전교조 결성을 주도했다가 해직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민 당선인은 전교조 강원지부 2대, 3대, 6대 지부장과 강원교육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전교조 활동으로는 교단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2002년 강원도교육위원 선거에 출마해 최다 득표로 당선됐다.
하지만 교육위원으로서도 강원도교육청 집행부를 변화시킬 수 없는 한계를 느껴 2006년 교육감 선거에 도전했으나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이후 학교운영위원이 교육감을 뽑던 간선제가 주민 직선제로 바뀐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과 고교평준화 정책을 앞세워 마침내 교육감에 당선됐다.
민 당선인은 '모두를 위한 교육'을 모토로 내세우며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전념하도록 교무 행정사를 배치하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학교 비정규직을 교육감이 직접 고용하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를 요구하는 교육부의 정책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갈등을 빚으면서 재정 지원 불이익을 감수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도내 초·중·고의 절반가량이 문을 닫을 수 있는 상황에 몰리자 도내 주요 기관들과 함께 반대했다.
2014년 6·4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 그는 '사람중심 미래교육'을 표방하며 9시 등교 자율시행, 친환경 무상급식 일반계 고등학교 확대, 중학생 자유 학년제 시행 등을 이끌었다.
강원교육호 선장으로 복귀한 민 교육감은 '교육복지를 통한 미래학력 육성'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 4년의 항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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