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총장·국회의원·통일장관 두루 거친 베테랑 교육감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모든 아이들의 행복이 교육다운 교육의 책임입니다."
13일 경기도교육감에 재선한 이재정 당선인(74)이 이번 선거공보물 표지에 내건 문구다.
그는 교육감으로 재직한 지난 4년 동안 학교현장에서 많은 변화를 끌어냈다.
비정상을 정상화하겠다며 학생들의 등교 시각을 오전 9시로 늦추고, 야간 자율학습과 저녁 급식을 폐지했다.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는 외고와 자사고에 대한 폐지 논의도 전국 시도교육감 중 가장 먼저 물꼬를 텄다.
파격적인 혁신교육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유권자인 학부모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70세를 넘은 고령이어서 한때 재선출마를 망설였다던 이 당선인. 그러나 자신이 내걸었던 혁신교육의 완성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기 전 "교육계에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른바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에는 참여하지 않고, 독자출마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그의 이력과 정책 지향성 등을 살펴보면 진보적인 색채가 강하게 묻어난다. 1944년 충남 천안에서 출생해 고려대를 졸업한 이 교육감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신당추진위원회 총무위원장을 맡았다.
2002년 16대 대선 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유세연수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통일부 장관이었던 그는 재임 기간에 남북철도 개통, 금강산·개성관광과 개성공업지구 활성화, 남북경협 확대 등에 주력하며 통일시대를 대비했다.
젊은 시절에는 유신반대 투쟁을 하며 민주화와 인권 운동에 힘을 쏟았다.
캐나다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뒤 신영복·조희연 교수(현 서울시교육감)와 함께 성공회대 설립에 나서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초대와 2대 총장을 지냈다.
2014년 경기도교육감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추대돼 당선되기 전까지는 노무현재단 이사와 성공회대 석좌교수로 지냈다.
2014년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되고 나서 그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중단과 누리과정(3∼5 무상보육) 예산의 국고 지원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박근혜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재정 당선인의 추진력은 교육계 안팎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추진력이 과해 일각에서는 '불통'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런데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아이들의 행복을 책임지겠다'는 이 교육감의 약속을 믿고 그에게 경기도 교육을 4년 더 맡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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