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레오강 캠프에 스파이 파견…전술·세트피스 등 극비 훈련 노출
염탐 활동은 '첩보 영화' 방불…훈련장 부근 건물 빌려 훈련 과정 기록
(겔렌지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스웨덴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오스트리아 사전 전지훈련 캠프에 '스파이'를 파견해 비공개 훈련의 모든 정보를 빼간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의 한 취재진은 13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최근 스웨덴 축구대표팀 스카우트 라르스 야콥손은 스웨덴 취재진에게 한국 대표팀 전력 분석 과정을 공개했다"라며 "야콥슨 스카우트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전캠프였던 오스트리아 레오강을 찾아 훈련 모든 과정을 분석했다고 전했다"라고 밝혔다.
이 취재진에 따르면 라르스 야콥슨 스카우트의 염탐 과정은 '첩보 영화'를 방불케 했다.
그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훈련장이었던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 인근 건물을 아지트로 삼았다.
야콥슨 스카우트는 해당 장소에서 훈련장 내부 모습을 훤히 들여다보며 한국 대표팀의 훈련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는 스웨덴 취재진에 "건물주에게 해당 장소 사용을 허락받았으며, 한국 대표팀의 훈련 과정을 지켜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대비 집중 훈련을 소화했다.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성하기 전 마지막 담금질을 한 것인데, 당시 대표팀은 전술훈련과 세트피스 훈련 등 외부에 노출해서는 안 되는 극비 훈련을 진행했다.
신태용 감독은 외부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국내 취재진에도 훈련 과정을 꼭꼭 숨겼다.
그러나 스웨덴이 모든 정보를 빼가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비공개 훈련'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게 됐다.
스웨덴은 스파이까지 파견해 염탐에 성공했지만, 겉으로는 한국 대표팀에 관심이 없다며 '연막작전'을 펴고 있다.
스웨덴은 노골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미드필더 빅토르 클라에손(FC 크라스노다르)은 13일 러시아 겔렌지크에서 열린 팀 훈련을 마친 뒤 "한국 대표팀 분석 영상은 아직 보지 않았다"라며 "이번 주에 한 번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경기를 불과 닷새 앞둔 시점에서 상대 팀 영상 자료를 살펴보지 않았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한편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스웨덴 축구대표팀이 레오강 비공개 훈련을 염탐했다는 내용에 관해 "스웨덴 축구대표팀의 언론 플레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 인근엔 몇몇 건물이 있지만, 훈련장 근처에 큰 나무들이 많아 시야를 확보하기 힘들다"라면서 "훈련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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