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항정신병 약물(antipsychotic drug)이 청소년들에 처방될 경우 체중 증가와 인슐린 저항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항정신병 약물이란 조현병(정신분열증), 조울증 등의 정신질환에서 나타나는 환각, 망상, 비정상 행동 같은 정신병적 증상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처방되는 신경 이완제이지만 적응증외(off-label)로 처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폐아의 공격성과 과민성 행동을 진정시키는 데도 사용되고 있으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이들에게도 종종 처방된다.
미국 워싱턴대학 의대 소아정신과 전문의 진저 니콜 박사 연구팀이 반항, 공격 행동, 품행 불량 등으로 항정신병 약물(아리피프라졸, 올란자핀, 리스페리돈)이 투여되고 있는 파괴적 행동장애(disruptive behavior disorder) 아이들 144명(6~18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검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투약 전과 투약 12주 후 MRI로 복부의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을 검사하고 인슐린 민감도를 측정했다.
투약 전에는 과체중과 비만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30%였는데 항정신병 약물이 투여된 12주 만에 46.5%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과체중 또는 비만 아이들이 투약 전에는 3명 중 1명이었는데 투약 후 2명 중 1명으로 불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니콜 박사는 설명했다.
이러한 체중 증가 부작용은 투여된 3가지 항정신병 약물 중 올란자핀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소의 부작용이 있는 리탈린, 아데랄 같은 ADHD 치료제를 복용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항정신병 약물에 의한 체중 증가가 ADHD 약물에 의한 체중 감소로 상쇄되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지면서 인슐린 저항이 크게 높아졌다.
인슐린 저항이란 당뇨병의 전 단계로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세포들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인슐린에 저항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섭취한 포도당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남아 혈당이 올라가게 된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AMA) 학술지 '정신의학'(Psychiatry) 최신호(6월 13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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